점점 더 무서워진다. 머물러 있는 실력인 줄 알았는데, 그들이 내뿜은 화력은 팀의 상승세에 탄력을 붙인다. 작기만 한 줄 알았던 그들의 존재감이 커지면서, 중ㆍ하위권에 머물 법했던 소속 구단들은 희망을 찾는다.
서른 즈음에 공격력에 불 붙은 황의조(29ㆍ보르도)와 이재성(29ㆍ홀슈타인 킬)의 기세가 매섭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손흥민(29ㆍ토트넘)만 빛나는 듯했지만 K리그에서 유럽 무대로 직행한 황의조와 이재성은 각각 프랑스 1부리그, 독일 2부리그에서 잠자던 킬러 본능을 발휘하면서 승승장구, 소속팀에 힘을 불어넣고 있다.
측면 공격수로 시즌을 시작한 황의조는 시즌 중간 자신의 주 포지션인 최전방 원톱으로 자리를 옮긴 뒤 펄펄 날고 있다. 시즌 6골을 기록 중인데, 이중 4골을 2021년 들어 기록했다. 2021년 기록만 놓고 보면 킬리안 음바페(23ㆍ파리생제르맹)와 같다. 리그 전체에서도 새해 가장 많은 득점(5골)을 기록한 멤피스 데파이(27ㆍ리옹)에 불과 한 골 뒤진 기록이다.
이번 시즌 보르도를 맡은 장 루이 가세 감독 체제에서 날개를 단 황의조는 이미 지난 시즌 전체 득점과 동률을 기록하면서 유럽 무대 완벽 적응을 알렸다. 가장 최근 경기인 7일(한국시간) 열린 브레스트전에서 득점한 직후인 후반13분 그가 교체아웃 되자, 현지 언론부터 황의조를 뺀 전술에 의문을 제기할 정도로 입지가 커진 모습이다.
보르도는 10위(승점 32)로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진출권인 5위 스타드렌(승점 38)과 승점 차가 크지 않은데, 물 오른 황의조의 활약 여부에 팀의 상승세 회복 여부도 갈릴 것으로 보인다.
독일 2부 분데스리가에선 홀슈타인 킬 유니폼을 입고 뛰는 동갑내기 이재성이 불을 뿜고 있다. 9일 뒤셀도프르전에서 리그 4호을 기록한 그는, 국내 FA컵과 같은 독일축구협회 포칼에서도 2득점하며 시즌 6득점을 기록 중이다.
1963년 분데스리가 출범 후 처음 1부리그 승격을 노리는 킬은 이재성의 활약 속에 최근 2연승을 포함해 4경기 연속 무패 행진을 펼치며 리그 3위(승점 39)까지 진입했다. 선두 함부르크(승점 41)와 승점 차는 불과 2점차다. 승격 플레이오프는 물론 다이렉트 우승까지 내다볼 수 있는 위치에 올라선 셈이다.
오는 6월까지 킬과 계약된 상태라 더 좋은 클럽으로의 이적도 충분히 가능하단 평가다. 독일 축구전문매체 키커는 “킬은 여름 이후까지 이재성을 잡고 싶어하지만, 이는 어려운 과제”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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