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년…신세계 영업이익 3,800억 급감
이마트는 865억 증가 "정용진식 쇄신 효과"
코로나19가 휘몰아친 지난해 신세계그룹의 양대 축인 신세계와 이마트가 정반대의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신세계 영업이익은 4,000억원 가까이 빠졌지만 이마트는 전년도 대비 증가폭이 60%에 육박했다. 백화점과 면세점 의존도가 높아 코로나발 셧다운과 경기 불황을 정통으로 맞은 신세계와 달리 이마트는 과감한 대형마트 점포 구조조정과 온라인 시장 대응 전략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이마트는 지난해 매출 21조3,950억원, 영업이익 2,372억원을 올렸다고 9일 공시했다. 전년보다 매출은 17.8%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57.4% 상승했다.
반면 신세계는 전날 공시를 통해 연간 매출 4조7,660억원에 영업이익은 884억원으로 집계된다고 밝혔다. 전년 대비 매출은 25.5% 줄었고 영업이익은 81.1% 주저앉았다. 신세계는 2019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6조3,940억원, 4,678억원이었다.
신세계그룹을 이끄는 두 기업 실적이 극명하게 갈린 이유는 코로나19 장기화와 대응 방식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신세계의 경우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매출의 절반이 면세점에서 나왔다. 백화점 매출 비중은 30%였다. 면세점과 백화점이 떠받치는 사업구조 자체가 코로나19의 영향에 취약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백화점은 의류가 잘 팔려야 이익이 많이 남는데, 지난해 오프라인 패션 시장이 워낙 저조했다"며 "보복 소비 일환으로 하반기 명품 판매가 늘었지만 마진이 워낙 낮아 실적에 큰 도움이 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마트는 오프라인 점포 매출이 2019년 역성장(전년 대비 3.4% 감소)에서 지난해 1.4% 성장으로 돌아섰다. 창고형 매장 트레이더스 매출 성장률 역시 2019년 22.4%에서 지난해 23.9%로 소폭 확대됐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2019년 10월 이마트 수장 자리에 강희석 대표를 앉히고 체질 개선을 주문했다. 강 대표는 전자상거래(e커머스) 업체와의 차별점을 신선식품으로 보고 점포를 식품 중심으로 대폭 개편했다. 그룹 통합몰 SSG닷컴으로 들어오는 식료품 주문을 처리하는 '피킹앤패킹(PP)센터' 110여 개를 이마트 점포에 구축하기도 했다. 이를 통해 집밥 수요 증가 효과를 톡톡히 누린 것으로 보인다.
두 기업의 이번 공시는 매출액 또는 손익구조 30%(대규모법인 15%) 이상 변경에 대한 의무공시에 해당한다. 두 기업 모두 실적 변동폭이 커 구체적 사업부문별 실적 발표 이전에 매출과 영업이익을 먼저 발표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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