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9년 12월 경북대 화학관 실험실에서 발생한 폭발 사고로 학생 4명이 부상을 입었다. 이들의 누적 치료비는 10억원가량이었지만, 피해학생 치료비 보상한도액은 5,000만원에 불과했다. 대학이 5억원을 지원했지만, 나머지는 예산 부족을 이유로 지급을 미뤄오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질타를 받고 모두 지급하겠다고 뒤늦게 약속했다. 대부분 대학이 연구실안전법상 최소한도(당시 5,000만원)만 보험에 가입하고 있던 탓이다. 최근 5년간 대학 연구실에서 일어난 사고는 연평균 171건이나 된다.
정부가 이런 현실을 감안해 대학 학생연구원들의 산재보험 의무 가입을 추진한다. 산재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사각지대는 현장 의견수렴을 거쳐 연구실안전법의 사고 보상 기준을 상향 조정하고, 보상 한도와 보장 기간, 범위도 확대하기로 했다.
교육부는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한 ‘대학 연구실 안전관리 종합대책’을 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제3차 사회관계장관회의에서 논의했다. 올해 상반기 중 ‘연구실 관련 안전 및 유지관리 기준’을 마련하고, 중대사고가 발생했거나 안전진단 4~5등급을 받는 등 중대 결함이 있는 연구실은 정부 합동검사를 비롯한 관리?감독을 강화한다. 연구실 안전관리 책임자의 안전교육 이수 실적을 대학 평가에 반영하고, 국가 연구개발(R&D) 과제를 신청할 때도 이수증 제출을 의무화하기로 했다. 대학 연구실 사고 발생의 24%에 달하는 비이공계 연구실에 대해서는 ‘연구실 안전공제 보험’을 개발해 학생연구자들의 가입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날 회의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심리?정서적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을 위한 ‘대학생 마음건강 지원 방안’도 논의됐다. 대학별로 상반기 중 1, 2학년을 대상으로 정신건강 진단 검사를 실시하고, 지역 정신건강복지센터와 협력해 맞춤형 관리를 지원한다. 더 전문적인 지원이 필요한 경우 국립대병원의 ‘거점 대학생 대상 상담 클리닉’을 통해 심층상담과 심리치료를 제공하고, 재학생 1,000명당 상담인력 1명을 확보해 학내 상담 수요에 대응하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처음 실시한 ‘지자체-대학 협력기반 지역혁신사업’의 올해 기본계획도 이날 확정됐다. 지역 인재들이 지역 대학에서 공부한 뒤 지역 중점 산업에 종사할 수 있도록 대학과 지자체가 협업 체계로 플랫폼을 구축하고 관련 기관들이 참여하는 사업으로, 지난 해 경남, 충북, 광주?전남을 선정해 국비 1,080억원을 투입했다. 올해는 추가로 1개 지자체(복수형)를 선정하고, 기존 지자체를 포함해 국비 1,710억원을 지원한다. 신청서는 오늘부터 4월 16일까지 접수하며, 5월 중 선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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