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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하장사 만만세... '씨름의 희열' 다시 조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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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하장사 만만세... '씨름의 희열' 다시 조명

입력
2021.02.11 04:30
수정
2021.02.14 09:10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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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설날장사씨름대회, 15일까지 개최

태백급 우승후보인 윤필재(의성군청)가 지난해 1월 충남 홍성 홍주체육문화센터에서 열린 설날장사씨름 대회에서 오준영(용인백옥쌀)과 대결을 펼치고 있다. 대한씨름협회 제공

태백급 우승후보인 윤필재(의성군청)가 지난해 1월 충남 홍성 홍주체육문화센터에서 열린 설날장사씨름 대회에서 오준영(용인백옥쌀)과 대결을 펼치고 있다. 대한씨름협회 제공

‘모래 위의 F4’, ‘모래판의 다비드’, ‘씨름돌’.

씨름 선수들에게 팬들이 붙여준 애칭이다. 1980년대 이후 비인기 스포츠로 전락한 씨름이 SNS에서 더 이상 뚱뚱한 이들이 아닌, 근육질 몸매를 가진 이들이 하는 역동적인 경기로 자리 잡더니, 이젠 TV 안방극장까지 팬들의 사랑을 듬뿍 받는 종목으로 변신했다. 이번 설 명절에 맞춰 열리는 ‘2021 설날장사씨름대회’는 본격적으로 씨름 팬들의 눈을 즐겁게 할 것이다.

씨름은 최근 방송에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지난해 씨름 서바이벌 예능 프로그램 ‘씨름의 희열’이 방영하며 긍정적 반응을 얻어낸 데 이어 영암군 민속씨름단이 관찰 예능 프로그램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에 출연해 인기를 끌고 있다. 또 여자 씨름 간판 양윤서(구례군청)는 박세리, 남현희, 곽민정 등 유명 여성 체육인들이 등장하는 케이블 예능 프로그램에 합류하기도 했다. 씨름과 관련한 다양한 콘텐츠 제작이 가능하다는 신뢰가 쌓인 결과물이다.

씨름의 부흥에는 SNS가 한몫을 했다. 2018년 ‘제15회 학산배 전국장사씨름대회 단체전 결승 영상’이 뒤늦게 화제가 되면서 씨름은 날렵한 몸집을 가진 이들이 선보이는 화려한 기술 종목으로 자리 잡게 됐다. 자연스레 씨름돌(씨름+아이돌)붐이 일었고, 동영상 사이트에 오른 씨름 영상들이 잇따라 수백만 뷰를 달성하기도 했다.

씨름계에서 대중화를 위해 그간 꾸준히 준비한 영향도 있다. 2011년 정확한 판정을 위해 비디오판독(VAR)을 도입했고, 체급기준도 꾸준히 낮춰와 과거처럼 체중이 무거운 선수들의 힘겨루기에서 벗어나고 있다.

2021설날장사씨름대회 포스터. 대한씨름협회 제공

2021설날장사씨름대회 포스터. 대한씨름협회 제공

올해 설 명절에도 안방극장에서 이런 씨름의 희열을 느낄 수 있다. 씨름 4대 메이저대회인 설 대회가, 코로나19 위기 속에서도 명절 기간인 10일부터 15일까지 합천체육관에서 열린다. 대회는 무관중으로 진행되지만, TV와 씨름협회 공식SNS 채널을 통해 생중계된다.

이번에도 가장 경쟁이 치열한 체급은 태백(80㎏ 이하)이다. 체급 중 가장 많은 53명이 출전했다. 지난 연말 열린 ‘2020 정읍 민속씨름리그’에서 꽃가마를 탄 윤필재(의성군청)를 비롯, 씨름계 아이돌 박정우(의성군청) 노범수(울산동구청) 허선행(영암군청) 등이 한판 대결을 벌인다. 폭발적인 괴력의 윤필재가 우승후보로 꼽히지만, 1분의 경기시간 중 빠르면 2, 3초 내에 경기가 끝나는 체급 특성을 감안하면 섣부른 판단은 금물이라는 게 중론이다.

금강급(90㎏ 이하)에선 트로이카로 불리는 임태혁(수원시청), 최정만(영암군청), 이승호(수원시청)가 모두 출전한다. 이들은 뛰어난 외모만큼이나 기술도 정상급이어서 유력 우승후보다. 트로이카 외에도 2020 정읍리그에서 데뷔 10년 만에 장사에 오른 김민정(영월군청)과 지난해 준우승만 3번한 김기수(태안군청)도 꽃가마 후보다.

묵직한 한라급(105㎏ 이하)에는 지난해 설날ㆍ추석 대회를 모두 석권한 최성환(영암군청)의 입대로 빈 장사 자리를 놓고 한판 승을 가른다. 8차례나 금강장사에 오른 후 체급을 높인 이주용(수원시청)에, 2020 평창리그에서 타이틀을 거머쥔 김보경(양평군청), 그리고 3년 연속 천하장사 씨름대축제에서 정상에 오른 오창록(영암군청) 등이 한라장사 등극을 노리고 있다.

씨름판의 꽃 백두급(140㎏ 이하)에서는 지난 연말 천하장사 씨름대축제에서 우승한 장성우(영암군청)에 관심이 간다. 2년 전 데뷔한 장성우는 지난해 설날 대회 등에서 3관왕을 달성한 신흥 강자다. 장성우와 천하장사 대회 결승에서 맞붙은 최성민(태안군청)과 2017 설날대회 백두장사 이슬기, 전통 강호 윤정수(이상 영암군청), 영원한 우승후보 정경진(울산동구청) 등도 치열한 접전을 벌일 장사들이다.

박관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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