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송욱 박사 연구팀, 최근 국제학술지 게재
염증물질 주입 후 발광센서로 추적 관찰
"코로나19 염증성 우울증 진단 기대"
염증성 질환 환자가 우울증에 걸릴 확률이 높다는 건 그동안 임상연구에서 꾸준히 보고됐다. 다만 염증이 우울증을 유발하는 매커니즘은 정확히 규명되지 않았는데 국내 연구진이 이 과정을 최초로 증명했다. 코로나19 등 바이러스 감염과 우울증의 상관관계에 대한 정확한 접근이 가능해졌다.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허송욱 박사 연구팀은 염증이 우울증을 유발하는 과정을 실시간 생체영상기술을 통해 밝혀냈다고 7일 밝혔다.
허 박사 팀 연구에 따르면, 염증은 신체를 보호하기 위한 필수적인 반응으로 외부 자극으로 인한 손상을 억제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바이러스나 세균 등으로 감염이 발생했을 때 단백질 복합체인 ‘핵인자 카파비(NFκB)’가 염증반응을 촉진시켜 생명체를 보호한다. 이 염증반응을 통해 외부 물질이 제거되면 ‘글루코코르티코이드 수용체(GR)’ 단백질이 불필요한 염증반응을 억제하는 작용을 한다. GR단백질이 염증반응을 제대로 억제하지 못할 때 다양한 염증성 질환이 유발된다.
연구팀은 NFκB와 GR단백질의 활성 변화를 실시간으로 측정·관찰하기 위해 두 가지 단백질을 각각 표적해 발광하는 고감도 센서를 개발했다. 이 센서를 살아있는 동물모델의 신체와 뇌에 주입하고 세균독소(LPS)를 투여해 염증을 유도한 후 두 단백질이 활성화하는 과정을 측정했다.
염증 유발 물질을 주입한 지 1~6시간 사이 실험동물의 신체에서 염증반응이 촉진되는 양상이 센서를 통해 확인됐다. 염증이 통증을 유발하는 점도 포착됐다. 6시간 이후부터 10시간까진 GR센서를 통해 신체 내 염증반응이 억제되는 게 관찰됐다. 이 때까지 뇌에서 우울증 증상은 관찰되지 않았다.
염증 유발 10~12시간, 염증 뇌 전이→우울증 관찰
실험 시작 10~12시간 만에 뇌의 전두엽 부분에서 NFκB가 활성화됐다. 신체의 염증이 뇌로 전이됐다는 증거다. 염증을 억제하는 GR단백질도 뇌에서 활성화됐지만 뇌 속의 염증반응을 억제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동물의 행동실험을 통해 우울증 증상도 포착됐다. GR단백질이 염증 억제 기능을 상실해 우울증이 유발된 것이다.
연구팀은 ‘발광형광 실험동물 이미징 시스템’을 활용해 염증현상을 실시간으로 정량 측정하고 영상화했다. 살아 있는 동물모델을 마취시킨 상태에서 실험 경과를 관찰하는 실험 방법이다.
이 연구는 정신의학 국제학술지 분자정신의학지(Molecular Psychiatry)에 게재됐다. 연구논문 공저자인 김재민 전남의대 정신과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는 신체염증과 우울증의 생물학적 관계를 새롭게 이해하고 코로나19로 인한 염증성 우울증 진단과 치료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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