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칼텍스, '완전체' 흥국생명 3-0 완파
스물 다섯 살 쌍둥이 자매 이재영과 이다영의 잔망스런 세리머니도, ‘식빵 언니’ 김연경의 시원한 포효도 확 줄었다. ‘어우흥(어차피 우승은 흥국생명)’의 기세는 ‘추격자’ GS칼텍스 앞에서 또 꺾였다. 정규리그 개막 전 컵대회에서 흥국생명을 꺾고 우승을 차지한 GS칼텍스는 천적임을 입증했다. 승점 격차도 한자리 수(9점)로 줄였다.
시즌 개막 전까지 여자배구 ‘절대 1강’으로 지목됐던 흥국생명이 5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2020~21 도드람 V-리그에서 2위 GS칼텍스에 세트스코어 0-3(11-25 19-25 19-25)으로 져 2연패를 당했다. 이번 시즌 흥국생명이 한 세트도 따내지 못하고 패한 건 지난해 12월 13일 한국도로공사전에 이어 두 번째다. 박미희 흥국생명 감독은 경기 후 “시즌 중 가장 경기력이 안 좋았다”고 돌아보면서, 부진한 이다영에 대해선 “빨리 본인의 모습을 찾을 수 있도록 여러 가지 생각을 하고 있다”고 했다.
결과만큼이나 내용도 꽤나 충격적이었다. 흥국생명은 새 외국인 선수 브루나가 투입된 1세트에서 무기력하게 무너졌다. 팀의 득점력을 책임져야 할 용병 브루나를 비롯해 김연경과 이재영 모두 단 2득점에 그쳤다. 특히 이재영의 공격이 상대 용병 러츠의 블로킹을 뚫어내지 못하며 좀처럼 풀리지 않았다. 이재영과 브루나의 공격성공률은 각각 14.29%, 20%에 그쳤다. 믿었던 김연경마저 공격성공률 40%로 무뎠다. 흥국생명이 주춤하는 사이 GS칼텍스는 러츠와 이소영이 각각 7득점으로 날았고, 오른쪽 발목 부상 후 3경기 만에 돌아온 강소휘는 흥국생명 최다득점자들보다 많은 3득점을 올렸다.
세터 이다영과 공격진들의 호흡이 흔들리는 가운데 1세트를 11-25로 내준 흥국생명은 2세트 들어 조직력으로 승부하며 GS칼텍스를 괴롭히기 시작했지만 한 번 벌어진 점수차를 좀처럼 따라잡지 못하며 또 한 세트를 내줬다. 흥국생명은 브루나를 빼고 김미연을 투입하면서 어수선했던 1세트 부진을 만회하려 했으나 통하지 않았다. 김연경이 살아났지만 이재영의 부진이 계속되면서 추격에 한계가 있었다. 11-7에서는 이소영의 시간차 공격, 강소휘의 퀵 오픈에 이어 이재영의 범실로 14-7로 격차를 더 벌리며 승기를 굳혔다.
3세트 승부처에서도 GS칼텍스의 집중력이 더 빛났다. 흥국생명은 초반부터 끌려가는 가운데 모처럼 팽팽한 경기를 펼치며 10-10 동점까지 만들었지만, 이 때 투입된 브루나가 별다른 활약을 펼치지 못하며 다시 리드를 내줬다. 16-16에서는 GS칼텍스가 러츠의 퀵 오픈으로 균형을 깼고, 이현이 서브 득점까지 올렸다. GS칼텍스는 이재영의 오픈 공격을 연거푸 수비한 뒤, 김유리의 속공으로 점수를 추가했다. 19-16에서는 강소휘가 김연경의 후위 공격을 블로킹하며 사실상 승부를 갈랐다.
같은 시간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남자부 경기에서는 4위 우리카드가 삼성화재를 세트 스코어 3-0(25-22 25-17 25-16)으로 꺾었다. 우리카드는 승점 3을 추가해 총 45점(15승 12패)으로 한 경기를 덜 치른 3위 OK금융그룹(승점 46ㆍ17승 9패)과의 격차를 좁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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