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당 60~100회 뛰는 심장의 박동이 갑자기 빨라지거나(빈맥), 늦어지거나(서맥), 불규칙해지는 것은 부정맥(不整脈·arrhythmia)의 대표적인 증상이다. 부정맥은 돌연사(90%)의 주범이자 뇌졸중(30%)도 유발한다.
부정맥 가운데 가장 흔한 것이 심방세동(心房細動ㆍatrial fibrillation)이다. 무질서하게 아주 빠르게 뛰는 심방세동이 생길 때 재빨리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뇌졸중이나 심부전으로 목숨이 위태로울 수 있다. ‘돌연사의 주범’으로 불리는 심방세동은 전 인구의 2% 정도(100만명)에서 나타나지만 병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해 치료율은 매우 낮다.
그런데 저위험 심방세동 환자일지라도 흡연을 하면 뇌졸중 위험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방세동 환자는 뇌졸중 위험이 중등도 이상이면 예방을 위해 항응고 약물 치료를 받는다. 그러나 항응고 치료를 받지 않는 저위험 심방세동 환자에게도 여전히 뇌졸중이 발생한다. 뇌졸중 발생 가능성 예측이 중요한 이유다.
이런 가운데 최의근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교수팀(권순일 전임의 고상배ㆍ김태정 교수)은 저위험 심방세동 환자를 대상으로 뇌졸중이 발생하는 위험인자를 연구했다.
연구 결과는 부정맥 분야 저명한 학술지인 미국 ‘부정맥학회지(Heart Rhythm Journal)’ 최근호에 실렸다.
연구팀은 저위험 심방세동 환자를 뇌졸중, 비뇌졸중으로 각각 44명, 220명씩 나눴다. 나이ㆍ흡연ㆍ동반 질환ㆍ심장 초음파 및 혈액 검사 결과 등 여러 요인을 비교한 결과, 유일하게 흡연만이 저위험 심방세동의 뇌졸중 발생과 관련이 있었다.
특히 뇌졸중 그룹 44명은 전원이 심장 원인의 뇌졸중으로 판명됐다. 직접적인 원인으로는 심방세동 가능성이 가장 높았다.
저위험 심방세동 환자의 흡연이 뇌졸중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한 최초의 연구 결과다.
최의근 교수는 “저위험 심방세동 환자라도 흡연을 하고 있으면 뇌졸중 위험이 높아진다는 중요한 결과”라며 “저위험 심방세동 환자의 금연 근거를 마련했다”고 했다.
고상배 교수도 “고혈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등 심뇌혈관 위험 인자 관리는 중요하게 여겼지만 금연은 상대적으로 관심이 줄었다”며 “뇌졸중 예방을 위해 금연의 중요성을 다시 일깨우는 결과”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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