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첫 우승을 맛본 이소미(22ㆍSBI저축은행)가 후련한 마음으로 새 시즌 더 단단해진 경기력을 위해 구슬땀 흘리고 있다. ‘만년 우승후보’로만 꼽혔던 이소미는 이제 부담을 덜고 한 단계 더 도약하겠다는 각오다.
최근 동계 전지훈련지인 제주시 골프존카운티 오라에서 만난 이소미는 “지난해 첫 승을 하는 게 목표였는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대회가 취소되거나 미뤄지면서 목표 달성에 의문이 들었던 건 사실”이라며 “우승을 하게 된 게 큰 소득”이었다고 밝혔다.
20세 동갑내기 3인방 박현경과 임희정(이상 한국토지신탁), 조아연(동부건설)과 함께 2019년 루키 시즌을 보낸 이소미는 꾸준히 좋은 성적을 거뒀음에도 유독 첫 승이 늦어지며 아쉬움을 남겼다. 그러다 지난해 전남 사우스링스 영암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10월의 마지막 대회 휴엔케어 여자오픈에서 한 타 차 짜릿한 우승을 거두며 활짝 웃었다. 이전까지 출전한 39개 대회에서 4차례나 준우승에 머물렀던 그가 커다란 과제를 풀어낸 순간이었다.
이소미는 “챔피언조엔 자주 갔는데 우승하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며 “최종라운드 때 실패가 늘다 보니 간이 콩알만하다는 얘기도 많이 들었는데 실패 또한 계속 겪다 보니 나중엔 여유가 조금은 생겼다”며 웃었다. 그는 “사실 주변의 걱정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진 않았는데 막상 우승을 하니 너무 좋았다”며 “올해는 지난해보다 더 많은 우승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는 전반기 1승, 후반기 1승이 목표다.
항상 발전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는 그는 자신의 장점인 아이언 샷을 더 정교하게 가다듬고 퍼트를 보완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2019년 그린 적중률 78.4%(2위), 지난해 78.8%(3위)를 기록한 이소미는 “내 아이언 샷이 좋다는 생각은 하지 못했는데 프로에 와서 기록을 보니 아이언 샷이 장점이었단 걸 깨달았다”고 했다.
그는 “그린 적중률이 높다지만 홀 컵에서 10m 이상 떨어지는 경우가 많았다”며 “올해는 5m 안팎에 떨어뜨려 버디 기회를 많이 만들고, 퍼트를 가다듬어 스코어를 줄이는 데 목표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그린 적중률 1위와 함께 전 경기 컷 통과가 또 다른 목표다. 지난해 그는 17개 대회에 출전해 두 차례만 컷 통과를 못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좀처럼 수그러들지는 않지만, 지난해 갖춰진 방역 체계 속에서 이번 시즌 31개의 대회가 예정돼 있다. 후반기엔 체력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이소미는 “마스크를 쓰고 달리면서 체력 훈련을 진행해 왔다”며 “체격을 키우면 리듬이 망가질 수 있어서 체중을 유지하되 잔 근육을 늘리고 힘을 키우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전했다.
또 하나의 바람은 가족과 갤러리 앞에서 우승하는 것이다. 코로나19 감염자가 확 줄어야 가능한 일이다. 그는 “무관중 대회를 하니 아무래도 부모님도 못 오시고 감독님도 직접 내 경기를 지켜보지 못하시니 어려운 부분도 많았다. 나를 아껴주시는 분들께 우승을 가까이서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이 크다”며 코로나19 종식과 유관중 체제 전환을 기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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