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결은 분류인력 증원·하루3번 출하
분류과정에 로봇팔·오토스캐너가 80분 절약
서울 시내 6.3시간, 수도권 동부 7.4시간 소요
롯데홈쇼핑이 업계 최초로 ‘8시간 내 배송’에 도전한다. 롯데홈쇼핑은 물류센터에 입고된 상품을 오전 주문 후 오후에 받아보는 온디맨드 서비스 ‘와써’를 론칭한다고 4일 밝혔다. 와써 서비스를 이용하면 오전 주문은 오후에, 오후 주문은 저녁에, 저녁 주문은 다음날 오전에 받아볼 수 있다. 통상 하루 한 차례였던 출하 작업을 세 차례로 늘린 것이다.
롯데홈쇼핑은 지난해 9월부터 3개월간 시범사업을 거친 결과, 출고된 상품이 서울 시내 고객의 집 앞에 배송되기까지 평균 6.3시간이 걸렸다고 밝혔다. 수도권 동부지역은 평균 7.4시간이 소요됐다. 이 기간 와써 서비스 체험 고객의 95%가 만족도 설문에 ‘매우 만족’으로 응답해 높은 만족도를 보였다.
롯데홈쇼핑이 와써를 도입한 배경에는 단연 코로나19가 있다. 코로나로 비대면 쇼핑이 가능한 온라인 쇼핑으로 소비자가 몰렸고, 그 중에서도 제품을 보여주고 촉감을 설명하고 문자메시지로 질문을 받아 MD가 답해주는 홈쇼핑으로 고객이 대거 몰린 것이다.
이 때문에 지난해 롯데홈쇼핑 배송물량은 전년 동기 대비 약 20% 이상 증가했다. 신선식품뿐 아니라 패션ㆍ뷰티에 이르기까지 빠른 배송 수요가 높아지자, 지난해부터 새로운 배송 방식을 도입하기 위해 서비스를 기획했다는 게 롯데홈쇼핑의 설명이다.
롯데홈쇼핑은 분류 및 배송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먼저 상품 분류인원을 2배로 증원하고 물류 관리 시스템을 자동화했다. 물류센터에서 상품을 분류기에 올리는 작업은 로봇의 몫이다.
분류기 위에 올려진 상품의 바코드를 매칭한 뒤 운송장을 출력ㆍ부착하는 작업도 자동화했다. 또 지역별 상품을 분류하는 오토스캐너의 인식률을 높여 자동분류 작업도 수월해졌다. 이 과정을 사람이 직접 할 경우 150분이 걸리나, 자동화 시스템에서는 70분 안에 이뤄진다. 총 배송시간에서 80분이 절약되는 셈이다.
아마존 제본서비스·OTT처럼… 배송도 ‘온디맨드’
온디맨드는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과 OTT서비스 넷플릭스 등 시간이나 장소, 형태의 경계를 없앤 고객 맞춤형 서비스다. 아마존은 프린트 온 디맨드 서비스를 통해 절판되거나 구하기 어려운 책, 개인소장용 책을 제본해 배송해주는 서비스를 실시했고, 원하는 프로그램을 원하는 시간에 받아볼 수 있는 VOD(Video On Demand)도 반복재생과 일시정지 등이 가능해 호응이 높다.
익일 배송을 8시간 내 배송으로 단축시킨 홈쇼핑의 온디맨드 실험에는 그러나 적지 않은 실험비용이 들 것으로 보인다. 우선 와써 전담 배송 기사는 월급제로 일하게 된다. 최근 택배 분류인력 부족으로 택배기사 업무 환경 개선을 위해 분류인력을 증원하고 택배 기사들의 처우를 고려한 조치다. 배송에 드는 차량 유지비와 월급제, 택배 물량에 따라 분류 및 배송 기사가 유연하게 근무할 수 있는 처우도 모두 롯데홈쇼핑이 부담한다.
엄일섭 롯데홈쇼핑 CS부문장은 “언택트 시대에 고객 니즈에 맞춘 혁신적인 서비스를 선보이고자 온디맨드 서비스를 배송에 접목하게 됐다” 며 “일반택배 대비 비용이 증가하지만 배송 속도를 높여 고객 서비스 향상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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