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관광객 87.7%나 줄어
카지노·면세점 등 직격탄 맞아
업계 “하늘길 재개돼야 회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차단을 위해 제주무사증 제도가 중단된 이후 1년간 제주 외국인관광시장이 초토화됐다. 도내 카지노 절반이 장기 휴업에 들어갔고, 면세점은 문은 열었지만 고객보다 직원이 더 많은 날이 이어지는 등 외국인 관광객을 상대로 영업을 했던 업체들은 벼랑 끝에 몰렸다.
3일 제주도관광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제주를 찾은 관광객은 1,023만6,104명(잠정치)으로, 이중 내국인 관광객이 전체의 97.9%인 1,002만3,337명이다. 외국인 관광객은 21만2,767명으로 전체의 2.1%에 불과했다. 전년과 비교해 외국인 관광객은 87.7%, 내국인 관광객은 26.1% 각각 줄었다.
이처럼 외국인 관광객이 급감한 가장 큰 이유는 정부가 해외로부터 유입되는 코로나19를 차단하기 위해 지난해 2월 4일 오전 0시부터 제주무사증 제도를 중단했기 때문이다. 제주는 무사증 입국제도에 따라 10여개 입국 불허 국가를 제외한 전 세계 모든 국가 국민이 최장 30일간 머물 수 있으며, 2002년 관광객 유치를 위해 도입했다.
무사증 중단 여파로 도내 외국인 관광시장은 직격탄을 맞았다. 제주~중국 직항 18개 노선을 포함해 제주와 해외를 잇는 하늘길이 막혔다. 현재 제주~중국 시안 노선에 주2회 다니지만 관광객이 아닌 중국인 근로자와 유학생의 수요로 운항하는 임시편이다. 인천공항으로 들어온 후 나갈 때만 제주공항을 이용하고 있다.
중국인 관광객이 주 고객이었던 도내 카지노 8곳 중 4곳은 1년째 장기 휴업 중이며, 대부분의 카지노들이 비용절감을 위해 영업시간 단축, 무급 휴직 등을 시행하고 있다. 지난해 카지노 매출액도 전년도의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
지난 6월부터 4개월간 임시 휴업에 들어갔던 도내 시내면세점들은 지난 10월 초 문을 다시 열었지만 고객보다 직원이 더 많은 날이 반복되고 있다. 지난해 1~9월 제주지역 면세점 소매판매액지수는 전년대비 69.5% 감소했다. 여기에 면세점간 따이공(代工·한국 면세점에서 면세품을 대량 구매해 중국에서 재판매하는 기업형 전문 구매 대리인) 유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알선 수수료율도 크게 올라 업계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또 중국인 단체 관광객을 상대로 영업을 했던 도내 대형 식당과 여행사, 숙박시설 등도 폐업하거나 휴업이 속출했다.
제주도관광협회 관계자는 “지난해 제주 외국인 관광시장은 사상 초유의 위기를 맞았다”며 “하지만 무사증 제도가 재개되고, 제주기점 해외노선 항공기들이 운항하기 전까지 도내 외국인 관광시장은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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