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은영 "10대 딸 5시간 원산폭격...고문 수준, 학대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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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은영 "10대 딸 5시간 원산폭격...고문 수준, 학대 맞다"

입력
2021.02.03 13:00
수정
2021.02.03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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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간 딸에게 가혹행위 부모, 벌금 각각 700만원
"법원 처벌 수위 낮지만, 아이 입장 생각했을 것
집으로 돌아간 뒤 사후 관리 오랫동안 유지돼야"

게티이미지뱅크

10대 딸에게 5시간 '원산폭격' 시키는 등 폭행을 일삼은 부모에게 재판부가 각각 벌금 700만원을 선고해 아동학대 피해자를 외면한 판결이라는 논란이 일고 있다. 이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오은영 박사는 피해자에 대한 부모의 가혹행위에 대해 "고문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라고 분석했다.

오 박사는 3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이들 부모가 '솜방망이' 처벌을 받은 것 아니냐는 질문에 "이 부모가 아이한테 한 것들은 다양한 형태의 가혹행위, 이런 것들을 가정폭력이라고 한다"면서 "조금 수위 높은 표현을 하자면 고문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학대가 맞다"고 강조했다.

인천지법 형사2단독 이연진 판사는 아동복지법위반(아동학대) 혐의로 기소된 40대 이들 부부에게 각각 벌금 700만원을 선고하고, 40시간의 아동학대 치료프로그램 이수를 명령했다. 이들 부부는 2016년부터 4년 넘게 딸에게 원산 폭격 및 7시간 동안 무릎을 꿇게 하고, 온몸을 주먹으로 때리거나 목을 조르는 등 가혹 행위를 했다는 혐의로 기소됐다.

이러한 가혹 행위에 비해 형량이 낮은 것 아니냐는 비난이 일었다. 오 박사 역시 "처벌 수위가 약하다"면서도 "피해자가 잘못하면 가해자가 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는데, 법원이 고민했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설명했다.

오 박사는 "부모 당사자뿐만 아니라 주변 사람들도 너(피해 아동) 때문에 부모가 이렇게 됐다고 계속 이 아이에 대해 가해자 같은 취급을 할 수 있는 상황이 생기니까 아마 법원에서도 아이에 대한 고려를 했던 것 같다"며 "가해자를 두둔했다기보다는 피해자인 아이가 신고한 것이기 때문에 상당히 고민을 한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고 풀이했다.


"훈육과 학대 구별 못하는 부모들 문제"

양성일 보건복지부 1차관이 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아동권리보장원에서 보건복지부와 경찰청 주최로 열린 제1차 아동학대 현장대응 공동협의체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피해 아동은 이들 부모를 신고했으며 부모의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탄원서도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오 박사는 "이들 부모한테 처벌의 수위를 높였다고 과연 바뀔까 하는 생각이 든다"면서 "이렇게 아이들 대하는 대부분 부모들은 훈육과 학대를 구별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오 박사는 피해 아동이 신고를 한 뒤 보호시설에서 지내다가 집으로 돌아가겠다고 했다는 발언에 대해 "조금은 자기가 자신을 지켜 나갈 수 있는 힘도 있다고 본다"면서 "아이는 신고를 함으로써 자기가 어떻게 보면 부모와의 관계에서 정당성에 대한 법적 인정을 받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피해 아동에 대한 사후 관리를 강조했다. 오 박사는 "부모 곁으로 아이를 돌려보내고 나서 그 이후에 철저한 사후에 아이가 잘 지내고 있는지, 이 집에서 또 다른 일이 일어나고 있지 않은지 확인하는 과정이 상당히 오랜 기간 있어야 될 걸로 본다"고 피력했다.

오 박사는 가정폭력에 대한 사회적 인식 변화가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는 "이런 일이 회사에서 발생했다고 생각해보면 아랫사람이 일을 잘못해서 가르치려고 원산폭력을 시키고, 옷을 벗겨서 사무실 밖으로 내쫓으면 난리가 날 것"이라고 했다.

이어 "누구나 받아들이지 않는 이 행위를 가장 사랑이 싹트고 가장 안전하고 아이를 인간적으로 존중하는 것을 가장 먼저 배워야 되는 가정 내에서 이런 일이 일어났다"라며 "이걸 왜 아무렇지 않게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고 말했다.

강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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