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m 천장고 갖춘 실내구장에서 다양한 훈련 펼쳐?
선수들?“따뜻하고 집중하기 좋다”며 캠프지 만족
한 지붕 두 가족 두산과 LG는 스프링캠프도 나란히 경기 이천에 차렸다. 각각 돔구장을 연상케 하는 실내훈련장을 포함한 이천 2군 구장을 전지훈련지로 활용한 것이다. 서울 라이벌인 두 팀은 모두 도전자 입장으로 2021시즌에 임하는 만큼, 이번 캠프가 매우 중요하다.
2일 경기 이천시 백사면 두산베어스파크 내 클럽하우스 건물에 오전 8시부터 몸을 푸는 선수들 모습이 보였다. 4층 높이의 호텔식 건물로, 1인1실 선수숙소와 함께 가로, 세로 각각 50m 공간의 실내연습장이 조성돼 있어 자유롭게 훈련이 가능하다. 연습장은 천장고를 26m를 확보한 데다, 항상 15도 내외로 온도를 유지할 수 있는 난방시설에, 자연색에 가까운 채광창까지 설치돼 있다.
야수조는 연습장 왼편에 따로 마련된 웨이트트레이닝장에서 강도 높은 근력 훈련을 이어갔고, 일부 타자들은 실내구장 홈플레이트 주변에서 피칭머신 2대와 배팅볼 투수 1명 등을 두고 배팅연습을 벌였다.
투수조는 연습장 외야에서 밸런스와 유연성 강화를 위한 준비운동을 거친 후 5명씩 나란히 서서 20m 앞에 마련된 접시콘을 돌아 들어오는 체력훈련을 1시간가량 가졌다. 이후 40m 거리에서 캐치볼을 하며 오전 훈련을 이어갔다.
이날 이천 체감온도는 영하 8도로 정상적인 훈련이 어려운 날이었지만, 두산은 알찬 훈련을 실내 연습장 덕에 진행할 수 있었다. 주장 오재원은 “해외와 무슨 차이가 있는지 모르겠다. 비행기를 안 타도 돼 오히려 좋다”고 말했다.
비슷한 시간 20㎞ 떨어진 대월면 LG챔피언스파크 내 실내연습장에는 LG 투수조 롱토스 연습에 이어 야수조 훈련이 진행중이었다. 가로세로 80m 크기로 두산연습장보다 커 펑고 훈련이 자유롭게 이뤄졌다. 오지환은 “실내는 따뜻하고 편하게 집중할 수 있어 운동하기 수월하다. 웨이트장이 바로 붙어있다는 점도 장점”이라고 말했다.
이날 류지현 감독이 직접 배트를 들고 땅볼 타구를 쳐 선수들 움직임을 살폈다. 유격수 오지환은 글러브를 타구에 따라 눕히거나 드는 노하우를 후배들에게 전수해주기도 했고, 김현수는 “좋았어”를 외치며 분위기를 주도했다.
이후 배팅훈련으로 이어졌다. 15m가 안 되는 거리에서 배팅볼 투수는 속구를, 그 옆에는 변화구로 세팅된 피칭머신이 연신 볼을 각각 뿌려댔다. 타자들은 순서에 따라 각각 5개씩 볼을 치며 교대했다. 포수 유강남은 첫 타석에 들어설 땐 “왜 안 나가지”라며 갸우뚱했다가, 2, 3회 반복해 배팅한 후에는 정면 80m 앞에 있는 2층 높이의 훈련장 벽을 계속해서 맞췄다.
이병규 타격코치는 포수 자리에서 배팅연습을 지켜보다가 올해 신인 가운데 유일하게 캠프에 합류한 이영빈을 불러 미리 찍은 타격영상을 보여주며 지도하기도 했다. 지난해 재활군에서 박용택에게 몸 회전 방법 등 타격조언을 얻었다는 이주형은 양질의 타구를 내며 “선배들은 공 하나하나를 허투루 치는 게 없다. 보며 배우는 게 많다”고 했다.
지난 시즌 챔피언에 오르지 못한 양 팀은 올해 도전자 위치에서 캠프를 맞는다는 공통점이 있다. 류지현 LG 감독은 “2년 연속 4위를 했기에, 기대치가 높은 게 사실”이라며 우승 도전에 나섰고, 김태형 두산 감독 역시 “6년 연속 한국시리즈를 치른 팀인 만큼, 당연히 높은 목표를 잡고 있다”고 했다.
우승을 위해선 풀어야 할 과제도 많다. 선발투수진 구성이 가장 큰 고민거리다. LG는 지난 시즌 외국인 투수 타일러 윌슨과 차우찬의 부진 여파로 만족스럽지 못한 시즌을 보냈다. 두산은 20승 투수 라울 알칸타라를 일본 한신에게 내준데다, 자유계약선수를 선언한 이용찬, 유희관과 아직도 계약을 맺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투수진 구성을 위한 양 팀 처방은 다르다. LG는 일찌감치 선발진 구성을 외국인 선수에 이어 임찬규, 정찬헌, 이민호로 마무리하고, 캠프에서 경쟁이 아닌 스스로 페이스를 맞추도록 했다. 3일 연봉 최대 20억원(2년)에 계약한 차우찬에 대해선 부상 회복 단계인 만큼 등판여부 등은 세부조율이 필요하다고 봤다. 비상시를 대비한 선발후보로는 김윤식, 남호, 이우찬, 손주영을 낙점했다. 류지현 감독은 “젊은 투수들은 엔트리를 차지하기 위해 평가전, 시범경기부터 전력투구를 하다가 개막이 되면 페이스가 떨어지고 아파서 결국 2군에 가는 모습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부담 대신 편안한 마음으로 개막에 맞춰 최상의 상태를 보이도록 한 것이다.
반면 두산은 선발구성을 확정하지 않고 캠프에서 무한 경쟁을 유도하고 있다. 이용찬, 유희관의 잔류 가능성이 높지만 실전감각을 끌어올리는 기간을 감안하면 정상적인 등판이 늦다고 보고, 지난해 10승 달성한 최원준을 비롯, 장원준, 이영하, 함덕주, 박종기, 김민규, 홍건희 등에게 투구수를 늘리며 선발 준비를 시켰다. 김태형 감독은 “선발 가능성이 있는 투수들은 모두 선발로 나설 수 있는 몸 상태를 만들 수 있도록 했다”며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시범경기를 치른 후 보직을 결정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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