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공세, 안 참겠다" 으름장 놓고 '속도조절' 들어간 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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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공세, 안 참겠다" 으름장 놓고 '속도조절' 들어간 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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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2.02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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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1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발언하고있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구시대의 유물 같은 정치로 대립을 부추기며 정치를 후퇴시키지 말기 바란다"고 국민의힘을 직격했다. 왕태석 선임기자

정부가 극비리에 북한에 원자력발전소를 건설하려 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국민의힘에 청와대가 반격을 이어가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1일 "구시대의 유물 같은 정치"라고 비판한 데 이어 2일에는 최재성 정무수석이 "큰 실수를 한 것"이라고 말하는 등 연일 강경한 표현을 동원하고 있다.

청와대의 '자신감 있는 반격'의 배경엔 첫 의혹 제기 이후 국민의힘이 충분한 근거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고, 산업통상자원부가 삭제됐던 문건 내용을 공개하면서 어느 정도 사실관계가 드러났다는 판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소 거칠지언정 적극 대응해 야당의 기세를 완전히 누르겠다는 것이다. 다만 법적 조치와 같은 직접 행동을 취하는 것은 조심스러워 하는 분위기도 읽힌다. 말로는 으름장을 놓으면서도 행동으로는 속도조절을 하는 모습이다.

닷새째 '현재진행형'인 '北원전 건설' 논란

지난달 29일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문재인 정부가 북한에 몰래 원전을 지어주려고 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이를 "이적행위"라 규정하면서 시작된 야당과 청와대의 공방은 2일까지 '현재진행형'이다. 최재성 정무수석은 2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 "선거용 색깔론이 아니면 설명이 안 된다" "국가와 국민을 위한 국정 운영이 정당의 존재 이유인데, 그것을 포기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청와대와 여당은 의혹을 해소해줘야 하는 책임이 있다"며 이날도 국정조사 필요성을 거듭 주장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野 몰아세우는 靑ㆍ與 '승기 잡았다' 판단

청와대가 야당을 향한 경고와 비판을 이어가는 데에는 '승기를 잡았다'는 판단이 반영돼있는 듯하다. 자칫 국민들의 불안감을 자극할 수 있는 이슈가 제기돼 궁지에 몰릴 뻔 했지만, 당ㆍ정ㆍ청이 합심해 대응한 결과 야당 정치 공세를 나름 성공적으로 방어했다고 청와대는 보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의혹 제기의 발단이 된 문서를 1일 공개한 것도 청와대의 의중이 강하게 반영됐다는 후문이다. 한 여권 관계자는 "'공개해도 되느냐'고 주저하는 산업부를 청와대가 오랜 시간 동안 설득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여당 입장도 청와대와 비슷하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요즘 제1야당 지도자들이 넘어서는 안 되는 선을 넘었다"면서 "거짓주장에 대해 책임을 져야 마땅하다"고 쏘아붙였다.

'법적 조치는 아직...' 속도조절하나

외견상 청와대는 '언제든 법적 조치를 포함한 강력한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입장을 고수 중이다. 최재성 수석은 "법적 대응보다 더한 것도 해야 한다" "검토할 수 있는 모든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으름장을 놨다. 다만 내부적으로는 '법적 공방까지 가는 건 무리'라는 시각이 없지 않다.

한 청와대 관계자는 "야당의 태도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야당 대표를 고소ㆍ고발하는 것은 청와대로서도 부담스러운 만큼, 국민의힘에 공을 넘긴 것이다. 최재성 수석도 야당을 향해 "명운을 걸어라. 청와대도 책임을 걸고 할 수 있는 일은 하겠다"고 말했다. 이러한 '속도조절'에는 올해 중점을 민생ㆍ경제에 두고 있는 상황에서 때아닌 북한 논란이 장기화될까 하는 우려도 녹아있는 것으로 보인다.

신은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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