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호황 영향으로 은행 예적금 16조원 이탈
증시 호황기와 겹쳐 '머니무브' 가능성 높아
서학개미도 미 공매도 대전 참여...거래대금 8000억
코스피가 3,200선을 돌파하는 등 유례없는 급등세를 보인 영향으로, 지난달 5대 시중은행의 정기예·적금과 요구불예금 16조원이 증시로 빠져나간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개인 투자자와 헤지펀드의 공매도 대전장인 미국 게임스톱 주에 이른바 '서학개미'들이 대거 몰려들어 이틀간 거래금액이 8,000억원을 넘어섰다
1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지난달 말 정기예금 잔액은 626조8,920억원으로 전월보다 5조5,156억원 줄었다. 정기적금 잔액도 지난달 6,722억원 감소해 40조6,488억원을 기록했다. 요구불예금도 637조8,555억원으로 지난달 대비 9조9,840억원 줄었다. 요구불예금은 수시입출금 예금, 수시입출금식 저축성예금 등 예금자가 언제든 찾아 쓸 수 있는 예금이다.
예금이 줄어든 시기와 코스피에 불이 붙기 시작한 시점이 맞물린다는 점에서 은행에서 증시로 ‘머니 무브’가 가속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정기예금은 지난해 11월부터, 정기적금은 지난해 12월부터 계속 줄어들기 시작했는데, 코스피는 지난해 11월 2,600선을 돌파했고 이후 파죽지세로 올라가 1월엔 사상 처음으로 3,200선까지 돌파했다. 게다가 초저금리 기조 속에 정기예금 금리가 낮아진 영향도 자금 이탈을 부추겼다.
은행을 빠져나간 돈은 국내 증시뿐 아니라 해외로도 몰리고 있다. 이날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에 따르면 지난달 27일(현지시간) 하루 예탁원을 통한 게임스톱 주식 거래금액은 6억3,049만달러(약 7,049억원)로 집계됐다.
이는 전날인 26일(1억3,968만달러) 거래액 보다 약 4.5배 많은 수치다. 심지어 서학개미들의 투자금이 몰리고 있는 테슬라(1억8,900만달러), 애플(9,552만달러) 등도 큰 차이로 제치고 이틀 연속 일간 거래금액 1위를 차지했다.
서학개미들의 게임스톱주 대거 매집이 국내에서 확산되고 있는 반 공매도 운동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다.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등 공매도 재개에 반대하는 개인투자자들은 공매도 잔량이 많은 셀트리온과 에이치엘비 등을 중심으로 공매도 세력을 공격하는 '한국판 게임스톱 운동'을 벌이겠다고 선언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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