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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순호 구례군수 측근 '일감 몰아주기' 의혹... 경찰 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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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순호 구례군수 측근 '일감 몰아주기' 의혹... 경찰 수사

입력
2021.02.02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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郡, 친인척 등 업체와 수백건 수의계약
시민단체, 업무상배임 혐의 군수 고발
'공사개입 소문' 군수 조카도 조사 요청
비서실·사업소 "측근 특혜 없다" 일축

김순호 구례군수

김순호 구례군수


전남 구례군이 김순호 군수 친인척과 측근 업체에 수의계약을 통해 수백 건의 공사를 몰아줬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지역 시민단체 등은 "군수와 친분관계의 특정업체들이 수십억원의 부당이익을 챙겼다"며 김 군수를 업무상배임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사건을 이첩받은 구례경찰서는 수사에 본격 착수했다.

1일 구례군과 고발인 등에 따르면 구례군은 2018년 7월 구례읍 북문사거리 하수관로 응급복구 공사를 비롯해 김 군수 취임 이후부터 지난해 12월 말까지 2년6개월간 A사와 211건, 9억3,700여만원의 수의계약을 체결했다. A사는 김 군수 여동생이 대표로 있는 회사다.

A사가 수주한 공사 대부분은 상하수도사업소에 집중됐다. 211건 중 191건이 상수도 공급, 관로 보수, 급수설비 등 상하수도 관련 공사로 나타났다. 이는 김 군수 취임 후 상하수도사업소에서 진행한 전체 879건의 수의계약 중 21.7%에 해당한다.

B사도 같은 기간 상하수도사업소와 198건(22.5%), 10억원 가량의 용역을 수의계약으로 수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B사는 김 군수 매제(여동생 남편) 친구가 운영하는 업체로 지난해 10월 수재민을 위한 임시주거시설 상하수도 공사를 맡기도 했다. A사와 B사가 상하수도사업소로부터 받은 수의계약 용역은 총 389건(44.2%)으로 절반에 가까운 공사를 두 업체가 독식했다.

구례군이 발주한 환경 및 산림조경 관련 공사에도 김 군수의 인척과 지인이 연관된 업체에 일감이 집중됐다는 의혹도 나왔다. 시민단체 등에 따르면 김 군수의 조카로 알려진 C씨가 참여한 조경업체는 2018년 5,000만원에서 지난해 2억4,200여만원으로 수의계약 금액이 크게 늘었다.

C씨의 친구 업체의 경우 2019년 1억3,400여만원에서 2020년 6억7,500여만원으로 수주금액이 5배 가량 뛰었다. 이 업체는 지난해 8월 구례읍에서 집중호우로 쏟아져 나온 각종 건설 폐기물 운반·처리 용역을 맡았고 용역비 3억7,200여만원을 수의계약으로 따내기도 했다.

고발인은 군청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는 김 군수의 조카가 각종 공사에 개입해 사실상 자신이 운영하는 업체가 공사를 직접 맡거나 측근 업체에 알선해 공사비용 일부를 받는다는 소문과 무관치 않다고 보고 군과 업체 사이 부정한 청탁이나 유착이 있었는지, 조카가 실제 브로커 역할을 했는지 김 군수와 함께 철저한 수사를 요청했다.

지난해 8월 집중호우로 침수피해를 입은 수재민을 위한 임시주거용 조립주택을 부실 시공한 업체 2곳도 사기 혐의로 함께 고발했다. 업체들이 설계도면과 다른 저가 자재를 사용해 억대의 대금을 가로챘다는 것이다. 전남도와 구례군의회는 감사 등을 통해 부실시공 사실을 적발했다. 고발인은 이들 업체와 김 군수 조카와의 연관성도 조사를 통해 밝혀달라고 요구했다.

고발인은 "행정은 선거를 통해 선출된 군수와 상관없이 주민 모두에게 공정하고 공평하게 이뤄져야한다. 특히 각종 이권 사업은 결정 과정이 투명해야 한다"며 "군수 친인척과 측근들에게 집중된 불공정한 상황은 명백한 특혜행정으로 군민에 대한 배신행위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구례군 상하수도사업소장은 "군수 여동생 업체는 군과 맺은 급수공사 대행 지정업체 3곳 중 한 곳으로, 수의계약을 고루 안배하고 있다"며 특혜 의혹을 부인했다. 비서실 관계자도 "군수 여동생과 조카라는 인물 주변에서 군과 관련된 공사를 하고 있는 것은 알고 있지만 계약 부서에서 진행한 일로 군수의 개입은 없다"고 일축했다.

하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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