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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EU 대신 CPTPP 새 둥지 택했지만... 벌써부터 "실익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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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EU 대신 CPTPP 새 둥지 택했지만... 벌써부터 "실익 없다"

입력
2021.01.31 16:10
수정
2021.01.31 17:58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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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가입 염두에 두고 양국 무역 봉합 희망
미국은 자국 경제개건 우선... 장밋빛 전망

1일 북아일랜드 앤트림카운티 라른항에서 직원이 세관 서류를 확인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1일 북아일랜드 앤트림카운티 라른항에서 직원이 세관 서류를 확인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영국이 1일(현지시간) 일본이 주도하는 포괄적ㆍ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을 신청한다.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에 따른 경제적 손실을 메우기 위한 대안인데, 벌써부터 실익이 없다는 비판이 나온다. 미국과의 무역관계를 개선하려는 속내가 담겨 있지만, 조 바이든 행정부는 국내경제 재건에 정신이 팔려 당장 무역 협정에는 관심이 없기 때문이다.

30일 영국 언론에 따르면 보리스 존슨 총리는 이날 성명에서 “EU 탈퇴 1년 뒤 우리는 영국인들에게 막대한 경제적 이익을 가져다 줄 새로운 파트너십을 구축할 것”이라며 CPTPP 가입을 공식화했다. CPTPP는 자국 우선주의를 앞세운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서 탈퇴한 뒤 수정된 자유무역협정이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주도했던 TPP에서 미국이 빠지자 일본이 바통을 넘겨 받아 현재의 이름으로 바뀌었고, 2018년 3월 발효됐다.

현재 호주, 캐나다, 일본, 말레이시아, 뉴질랜드 등 11개국이 속해 있으며 우리나라도 가입을 추진 중이다. 영국이 들어가면 협정 발효 뒤 CPTPP에 신규 가입하는 첫 번째 국가가 된다. 시장 전체 인구는 5억명,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13% 이상을 확보하고 있다.

리즈 트러스 영국 국제통상부 장관은 다음달 1일 CPTPP 가입 공식 신청을 놓고 일본, 뉴질랜드와 협의할 예정이다. 영국 BBC방송은 “영국이 가입하면 회원국 중 경제 규모가 일본 다음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영국 정부는 협정 가입으로 회원국간 교역량 가운데 95%의 관세가 면제될 것으로 기대한다.

그러나 CPTPP 가입의 득실에 관해선 회의론이 팽배하다. EU라는 세계 최대 자유무역협정의 대체재로는 역부족이란 얘기다. 영국 정부조차 2018년 보고서를 통해 중국, 인도, 호주 등 EU 외 지역과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해도 국내총생산(GDP)은 장기적으로 0.1~0.4% 오르는 데 그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그럼에도 영국이 새 협정에 의욕을 보이는 것은 다분히 미국을 염두에 둬서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존슨 총리는 바이든 미 대통령도 CPTPP에 가입해 양국 무역관계를 봉합하는 ‘뒷문’을 열어주길 바라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바이든 행정부는 출범과 함께 CPTPP 복귀 가능성을 내비치기도 했다.

다만 당분간은 존슨 총리가 김칫국만 들이켤 확률이 높다. 바이든 대통령이 새 무역협정 체결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어려움에 빠진 자국 경제 회복을 우선순위에 둔 탓이다. 미 행정부 관계자도 FT에 “미국 중산층을 지탱할 수 있는 국내 투자와 경제 성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확인했다.

영국이 EU와 자유무역을 끝내면서 새 협정에 가입하는 것은 모순이란 지적도 나온다. BBC는 “CPTPP (소속) 국가는 영국 수출의 10% 미만을 차지하며, 이는 EU와의 거래의 일부”라고 지적했다.

허경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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