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원금으로 재활·성형·심리치료비 충당
상태 호전 "빨리 퇴원해 학교 가고 싶다"
어머니가 집을 비운 사이 주방에서 불을 내 화상을 입어 크게 다친 초등학생 형제 중 열한 살 형이 피부 이식 수술을 받는다. 사고가 난지 4개월여만이다.
31일 더불어민주당 허종식(인천 동구·미추홀구갑) 의원실에 따르면 서울의 화상전문병원에 입원해 있는 A(11)군은 지난 29일 레이저 화상 치료를 받은데 이어 다음주 초 피부 이식 수술을 받을 예정이다. 허 의원은 "아이(A군)는 병원에서 유명인사가 될 정도로 사교성과 붙임성이 좋다고 한다"며 "마취가 풀릴 때 고통을 호소하는 것을 제외하면 활달하게 병원생활을 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해 9월 14일 발생한 화재로 온몸의 40%에 3도 화상을 입은 A군은 화상병동에서 치료를 받다가 상태가 호전돼 지난해 12월 재활병동으로 옮겨졌다. 지난 5일에는 임시 퇴원해 집에 다녀오기도 했다. 초등생 형제의 치료를 위한 모금활동을 진행해온 서울의 비영리 사단법인 '따뜻한하루' 측에 따르면 A군 형제(동생은 사망 당시 8세)의 병원비는 이달 초 기준으로 5,000만원 정도가 나왔다. 병원으로 직접 들어온 후원금 1,800만원을 제외한 3,200만원은 따뜻한하루에 들어온 후원금으로 충당했다. 남은 후원금은 A군의 재활·성형·심리 치료 등에 쓰일 예정이다.
다른 부위에 비해 얼굴의 화상 정도가 심하지 않은 A군은 개학하면 다시 학교에 갈 예정이다. A군은 앞서 "학교에 빨리 가고 싶다. 친구들도, 선생님들도 너무 보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다만 언제 퇴원할지 정해지지 않아 새학기에 맞춰 등교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A군 형제는 지난해 9월 14일 오전 11시 10분쯤 인천 미추홀구 집 주방에서 발생한 화재로 크게 다쳤다. A군은 중화상을 입었고 동생은 형에 비해 약한 1도 화상을 입었으나 연기를 많이 마셔 상태가 좋지 못했다. 이들 형제는 지난해 추석 연휴 때 의식을 되찾는 등 호전돼 중환자실에서 일반 병실로 옮겨졌다. 그러나 동생은 갑자기 상태가 악화돼 중환자실로 옮겨져 치료를 받다가 지난해 10월 21일 끝내 숨졌다.
A군은 동생이 사고 발생 한달여만에 숨진 사실을 한동안 몰랐다. A군 가족이 심한 충격을 받을 것을 걱정해 말을 하지 않은 것이다. 그러나 계속 동생이 보이지 않는 것을 이상하게 여긴 A군에게 어머니는 결국 "동생이 하늘나라에 갔다. 거기에서는 아프지 않을 테니까 너무 걱정하지 말고 다음에 꼭 만나자"고 알렸다. A군은 동생이 숨진 사실을 잘 받아들이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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