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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 프리즘] 심부전 막으려면 혈관ㆍ근육 단련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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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 프리즘] 심부전 막으려면 혈관ㆍ근육 단련부터

입력
2021.02.01 18:00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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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석민 대한심부전학회 부회장(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교수)

심부전 악화를 막으려면 혈관과 근육을 단련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게티이미지뱅크

심부전 악화를 막으려면 혈관과 근육을 단련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게티이미지뱅크


심부전은 심장의 펌프 기능이 약해져 혈류를 몸의 여러 기관에 효과적으로 보내지 못하는 상태다. 심부전은 다양한 심장 질환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심장내과 전문의의 정확한 진단이 필수다.

기계를 오래 사용하면 녹이 슬고 가끔 고장이 나듯이 나이가 들어가면서 하루 10만 번 정도 박동하는 심장도 여러 가지 이유로 펌프 기능이 약해진다. 따라서 심부전은 고령에서 많이 생기는 심장 질환이다.

물론 심부전의 원인 질환에 따라 완치가 가능하다. 그러나 심부전으로 진단되면 대부분의 환자는 지속적으로 심장 기능이 나빠지므로 반복적인 호흡곤란ㆍ부종ㆍ부정맥ㆍ졸도 등으로 자주 입원을 하기 마련이다. 따라서 이러한 반복적인 증상 악화를 막아 응급실 방문 및 입원 횟수를 줄이는 것이 심부전 환자의 삶의 질을 높이고, 의료 비용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최근 코로나19 유행으로 병원에 입원하기도 힘들고 입원할 때에도 정기적인 면회가 어려워 고령의 고혈압ㆍ당뇨병ㆍ심부전 등의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부모님이 계시는 가족들은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다. 심부전 환자에 대한 적절한 약물 치료나 시술ㆍ수술 등이 반드시 필요하고 규칙적인 약 복용이 중요하다. 하지만 환자 스스로 자신의 건강을 제대로 관리하는 것도 필요하다.

따라서 필자는 심부전 환자에게 심장 재활 프로그램 참여를 적극 권유하고 있다. 예를 들어 건강한 생활 습관과 식사 패턴 개선 및 운동 등에 관한 것이다. 고혈압ㆍ이상지질혈증ㆍ당뇨병 등 심부전 위험 인자를 조절해야 하고, 금연ㆍ절주ㆍ저염식 및 스트레스 관리가 필요하다. 특히 심부전 환자에게 운동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그런데 적지 않은 환자가 숨차고 힘들고 기운이 없는데 어떻게 운동을 하느냐는 질문을 한다. 이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심장은 자동차 엔진에 비유되는데, 엔진이 시원치 않은 상태에서 자동차가 수월히 운행되려면 평지나 내리막 경사면 도로를 주행하거나, 차체가 가벼워지거나 바퀴가 원활히 돌아가야 한다. 자그마한 포니 자동차 엔진으로는 덩치가 큰 덤프 트럭이 잘 운행될 리가 없다.

따라서 본인 심폐 기능에 맞는 체계적이고 꾸준한 유산소 및 근력 운동이 전신 혈관 기능을 개선하고, 근육을 강화해 혈압ㆍ맥박ㆍ혈당이 조절되고 궁극적으로는 심부전으로 진행되는 과정을 완화하고 증상 호전과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

최근 미세 먼지와 코로나19 유행으로 고령의 심부전 환자가 외부 활동이나 운동이 제한적이어서 심부전 증상 악화 사례가 종종 발생하고 있다. 실내 자전거를 이용하거나 가정에서 규칙적으로 스트레칭하는 것이 심부전 환자 근육을 이완시켜 혈류 순환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고인 물이 썩듯이 전신에 혈액을 적절히 공급할 수 있는 심장을 유지해야만 감염 예방과 소화ㆍ인지ㆍ면역 기능 향상에 도움이 된다. 이를 위해서 심부전 환자는 꾸준히 운동해 혈관과 근육을 단련해야 할 것이다. 이미 고령화 사회인 우리나라도 심부전 질환이 향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이 자명하므로 정부가 체계적이고 장기적인 대책을 만들 필요가 있다.

대한심부전학회는 몇 년 전부터 대국민 홍보 및 교육 사업을 꾸준히 진행하고, 다양한 홍보를 통해 심부전 인지율 향상에 노력하고 있다. 혹시라도 부모님이 최근에 숨이 찬 증상이 새로 생겼거나 심해졌다면 심부전을 의심해 심장내과 전문의 진료를 권유하는 것이 좋다. 심부전은 대부분의 암보다 예후가 불량하고, 정확한 진단ㆍ치료와 함께 건강한 생활 습관 유지 및 개인 심폐 기능에 맞는 적절한 운동을 병행해야 한다. 수십 년간 심부전 환자를 진료해 왔던 필자로서는 심부전 질환을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심부전 환자를 치료하고 싶은 마음이다.

강석민 대한심부전학회 부회장(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교수)

강석민 대한심부전학회 부회장(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교수)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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