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 사회에서 ‘아동 학대’ 문제가 뜨거운 감자입니다. 정인이 사건부터 시작해 갓 태어난 아기를 밖으로 던져 죽게 한 사건까지. 너무나도 끔찍한 일들이 발생하면서 많은 이들이 분노와 안타까움을 느끼고 있는데요.
지난 해 12월, 필리핀 세부에서 약 50km 정도 떨어진 시봉가 마을에서도 갓 태어난 아이가 버려진 채로 발견되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 갓난 아이의 목숨을 강아지가 살렸다는 소식이 들려와 화제가 되었는데요.
아기가 발견된 건 지난해 12월 24일, 크리스마스 이브였는데요. 후넬 푸엔테스 레빌라씨는 오토바이를 타고 시봉가 마을을 지나고 있었습니다. 쓰레기 매립지 부근을 지나 달리고 있던 레빌라씨는 누군가 자기를 계속 쫓아오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는데요.
뒤를 돌아보니 검고 큰 개 한 마리가 자신을 계속해서 뒤따라오고 있었습니다. 이 모습을 이상하게 여긴 레빌라씨는 오토바이를 세웠는데요. 뒤따라오던 개는 계속 짖으며 무언가를 알리려는 모습 같았고, 레빌라씨는 오토바이를 돌려 그 개를 따라가보았습니다.
개를 따라 도착한 곳은 아까 지나친 쓰레기 매립지였는데요. 레빌라는 이곳에서 갓난 아기의 울음 소리를 듣게 되었습니다. 울음 소리를 따라 발걸음을 옮긴 레빌라는 수풀이 무성한 공터에서 갈색 수건에 싸인 아기를 발견했는데요. 아기는 탯줄과 태반이 그대로 붙어있는 채로 버려져 있었습니다.
레빌라씨는 아기를 품에 안고 바로 인근 병원으로 향했는데요. 검진 결과, 다행히 아기는 다친 곳은 없었습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들은 아기의 부모가 누구인지, 그리고 누가 유기했는지 등을 조사하고 있는데요. 병원으로 옮겨진 아기는 현재 복지 당국에서 맡아 보호하고 있다고 합니다.
경찰관과 레빌라는 아기를 구한 강아지가 너무나도 기특했는데요. 길에서 떠도는 개인 줄 알았던 이 영웅은 알고 보니 반려인이 있는 강아지였습니다.
동물단체 포션프로젝트(PAWSsion Project)와 호프 포 스트레이스(Hope for strays)에 따르면 이 강아지는 근처 동네에 거주하고 있는 쿠야 린돈 올링게이라는 사람이 돌보고 있는 개였습니다. 태어난 지 1년 반 정도 지난 이 강아지에게는 블랙키라는 멋진 이름도 있었는데요. 쿠야 린든씨는 페인트공으로 일하고 있는데, 어려운 형편에서도 떠돌이 개 10마리를 돌보고 있었습니다. 블랙키도 그런 강아지 중 한 마리였죠.
포션 프로젝트와 호프 포 스트레이스는 아기를 구한 블랙티를 칭찬하기 위해서 쌀과 강아지들 장난감, 포상금을 제공했고, 쿠야 린든씨가 돌보고 있는 개들의 예방 접종과 중성화 수술비도 지원하기로 했죠.
길거리의 생명에게 따뜻한 손길을 내민 쿠야 린든과 크리스마스 이브에 갓난 아기의 생명을 지켜낸 블랙키. 둘의 따뜻한 마음 덕분에 이들이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은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는데요. 앞으로 이둘에게 즐겁고 기쁜 일만 가득하길, 그리고 이날 생명을 구한 아기는 꼭 좋은 가족을 만나 건강히 자라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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