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28일 두 공장서 46명 연쇄 확진
업체 오간 일본기술자 일행 역학조사?
특별입국절차로 2주 격리 절차 생략
광주광역시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어린이집을 대상으로 긴급휴원 행정명령을 발동한 28일 오전 광주 북구청 직원들이 구청 직장어린이집에 휴원 안내문을 붙이고 있다. 연합뉴스
충북 충주와 전북 김제의 육가공 공장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 경로가 최근 입국한 일본인 기술자 일행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들이 한ㆍ일 기업인 특별입국 절차에 따라 자가격리가 면제된 사실이 드러나면서 이 제도의 방역 허점을 둘러싼 논란이 예상된다.
28일 해당 지자체에 따르면 충북 충주시의 육가공 업체인 C공장과 협력업체 직원들에 대한 코로나19 전수검사에서 27~28일 30명의 확진자가 쏟아졌다. 전수검사는 26일 이 공장 직원인 30대 필리핀인이 확진 판정을 받은 데 따른 조치다. 이 필리핀인의 정확한 감염경로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전북 김제시의 S육가공공장에서도 전수조사 결과 26~28일 사흘간 모두 15명의 확진자가 잇따라 발생했다. 지난 25일 협력업체 직원 1명이 양성 판정을 받은 후 이 공장과 협력업체 직원을 상대로 전수조사가 진행됐다. 이로써 이들 두 공장의 확진자는 모두 46명으로 늘었다.
보건 당국은 두 공장의 집단감염이 일본인 기술자 A씨 일행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고 역학조사를 벌이고 있다. 감염병 발생 양상이 유사한 두 공장의 연결 고리가 A씨 일행 뿐이기 때문이다.
발골 기계 전문가인 A씨는 일본에서 함께 근무하는 한국인 2명과 함께 지난 7일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입국 직후 받은 유전자증폭(PCR)검사에서 음성이 나온 이들은 8~17일 충주 C공장에서 발골기 보수 업무 등을 맡았다.
이어 18일 김제로 이동해 S공장에서 생산라인을 점검하는 등 공장 직원들과 함께 일을 해왔다. 이들은 충주와 김제 시내에 별도의 숙소를 얻어 놓고 공장으로 출퇴근한 것으로 알려졌다.
입국 당시 진단검사에서 음성을 받았던 이들은 26일 실시한 전수조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았다.
방역 당국은 “일본인 기술자 일행의 바이러스 농도가 먼저 확진된 내국인보다 더 높아 이들에 의한 감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잠복기를 거쳤다가 한국 입국 후 증상이 발현됐는지, 입국 후 국내에서 감염돼 전파한건지, 일본인 기술자 일행과 관련없는 감염인지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조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과 일본은 양국의 경제 교류를 지원하기 위해 지난해 10월 8일부터 기업인 특별입국 절차를 시행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기업인이 코로나19 음성확인서를 제출하는 등 관련 절차를 준수하면 입국 후 별도의 격리조치 없이 곧바로 경제 활동을 할 수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 등 경제단체들은 이 같은 신속입국절차의 확대를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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