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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 살겠다" 계란 수천 개 던진 인니 양계 농민의 사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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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 살겠다" 계란 수천 개 던진 인니 양계 농민의 사연은

입력
2021.01.28 15:30
수정
2021.01.28 17:27
0 0

사료값 폭등, 계란값 폭락에 분노
네티즌 "가난한 사람에 나눠줘라"
양계 농민 "경솔했다" 사과

인도네시아 양계 농민 수파르니씨가 자신이 기른 닭이 낳은 계란을 던져버리고 있다. 쿰파란 캡처

인도네시아 양계 농민 수파르니씨가 자신이 기른 닭이 낳은 계란을 던져버리고 있다. 쿰파란 캡처

한 남성이 계란 두 판을 수풀에 던졌다. 계란이 떨어진 자리엔 이미 던져버린 계란 수천 개가 수북하다. 남성은 잔뜩 화가 나 있다. "우리 양계업자들은 뭐가 돼? 사료값은 계속 오르고 달걀 가격은 계속 떨어지는데 더 싸게 달라고 하고. 그냥 버리는 게 나아." 주변에서 말릴 때까지 남성은 계란을 던졌다. 최근 인도네시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달군 동영상이다.

28일 쿰파란 등에 따르면 이 남성은 동부자바주(州) 마게탄 지역에서 닭을 키워 계란을 파는 양계업자 수파르니씨다. 최근 현지 계란 가격이 폭락하자 "못 살겠다"며 자신이 애지중지 키운 닭이 낳은 계란들을 무더기로 버린 것이다.

실제 인도네시아 양계농가는 최근 어려움에 봉착했다. 축산 당국 관계자는 "지난 3개월간 사료 가격이 계속 상승한 반면 계란 가격은 하락하고 있다"고 밝혔다. 예컨대 자카르타의 최근 계란 가격은 ㎏당 평균 2만3,402루피아(1,850원)로, 한달 전보다 4,000~7,000루피아(320~550원)가 떨어졌다.

인도네시아 남부술라웨시주 마카사르의 계란 가게. 안타라통신 캡처

인도네시아 남부술라웨시주 마카사르의 계란 가게. 안타라통신 캡처

네티즌은 수파르니씨의 처지에 공감하면서도 그의 행동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들은 "달걀을 살 돈도 없는 가난한 사람들이 여전히 많다", "가난한 사람들에게 준다면 오히려 축복을 받을 것이다"라고 조언했다.

그러자 수파르니씨는 다음날 사과했다. "사료 가격이 계속 오르는 상황이 너무 힘들어서 계란을 버렸습니다. 경솔했습니다. 마음에 들지 않은 행동과 말이 있다면 용서해주십시오. 앞으로는 관계자들과 협조하겠습니다. 다시 한번 깊이 사과합니다." 축산 당국은 양계농가의 어려움을 정부에 건의하고 해법을 모색하기로 했다.

자카르타= 고찬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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