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2월 거래량 배 이상 증가
생활 환경 중요성 커진 데다 희소성까지
크면 클수록 좋다는 ‘거거익선’ 소비 트렌드가 가전 시장을 넘어 아파트에도 반영되고 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고, ‘똘똘한 한 채’ 수요 등으로 지난해 전용면적 101~135㎡ 중대형 아파트 거래량은 역대 최고를 찍었다.
27일 한국부동산원의 규모별 전국 아파트 거래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01~135㎡ 거래량은 전년(9만4,125건)보다 3만3,749건이 늘어 12만7,874건을 기록했다. 이는 2006년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래 최대 거래량이다. 종전 최대 거래량은 2011년의 12만1,536건이다.
여전히 주요 수요는 ‘국민 평형’으로 불리는 61~85㎡(2020년 80만2,201건), 41~60㎡(48만9,370건) 중소형 아파트에 몰려있지만 최근 3개월간 101~135㎡ 거래량은 꾸준히 증가했다. 작년 1월(1만1,418건)과 2월(1만3,688건), 6월(1만3,974건), 7월(1만4,723건)에 최고 거래량을 찍은 뒤 8월(8,504건)부터 감소했다 코로나19 3차 대유행 시기인 11월(1만756건)과 12월(1만3,042건)에 반등했다. 86~100㎡ 거래량도 11월 1,828건에서 12월 3,954건으로 배 이상 뛰었다.
코로나19 여파로 재택 근무가 늘면서 수도권의 중대형 아파트 거래량도 급격히 증가했다. 서울의 101~135㎡ 거래량은 지난해 11월 164건에서 12월 289건, 86~100㎡ 거래량은 같은 기간 134건에서 502건으로 대폭 늘었다.
경기 지역 거래량 역시 101~135㎡가 11월 2,770건에서 지난달 3,865건, 86~100㎡는 419건에서 1,388건으로 집계됐다. 특히 세종의 경우 101~135㎡ 거래량이 11월 32건에서 한 달 사이에 525건으로 치솟았다.
한때 중대형 아파트는 분양이 안 되는 애물단지 신세였다. 세대 분리로 1, 2인 가구가 늘고 비싼 분양가에 높은 관리비까지 나오는 바람에 외면을 받았다. 이에 건설사들은 안 팔리는 중대형을 확 줄이고 중소형 아파트 공급에 집중하기도 했다. 그 결과 85㎡ 초과 아파트 입주물량은 2010년 9만9,851가구에서 2014년 2만2,630가구로 뚝 떨어졌다. 반면 61~85㎡는 2010년 10만3,789가구에서 2017년 22만1,192가구까지 치솟았다.
그러다 중대형 아파트가 코로나19 시대에 반전의 계기를 마련했고 가격 상승률도 덩달아 뛰었다. 지난달 규모별 아파트 가격 상승률은 86~100㎡가 전달 대비 1.65% 상승해 가장 높았고, 101~135㎡가 1.6%로 뒤를 이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 랩장은 “코로나19에 따른 재택 근무가 늘며 집안 생활 환경이 중요해져 중대형 아파트 선호도가 높아졌다”면서 “그동안 세대 분할로 85㎡ 이하 아파트를 많이 짓는 바람에 중대형 아파트는 희소성까지 생겼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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