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관영매체, 文 대통령과 정상 통화내용 공개
시진핑 방한은 쏙 빠지고, 내년 문화교류 초점
올해는 "한중 FTA 체결, RCEP 조속 발효" 무게
靑 발표 없던 "習 리더십 평가" 비중있게 소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26일 문재인 대통령과의 전화통화에서 “내년 한중 수교 30주년은 양국 관계를 심화ㆍ발전시킬 새로운 기회”라고 평가했다. 동시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협력을 경제와 문화분야로 확대해 나가자”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전날 다보스포럼에서 강조한 ‘다자주의’를 재차 거론하며 우회적으로 미국을 겨냥했다. 다만 중국 매체들은 청와대가 발표한 것과 달리 시 주석 방한과 관련한 내용에 대해선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통화에서 “지난해 코로나19 발생으로 국제정세가 급변했다”며 “한중 양국은 지속적인 방역 협력으로 많은 성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이어 “수교 30주년인 내년 양국 관계는 새로운 기회를 맞고 있다”면서 “(문 대통령과) 공동으로 한중 문화교류의 본격적인 시작을 선포하고 싶다”고 말했다. 또 “한중 관계 미래발전위원회 플랫폼을 잘 활용해 한중 전략적 협력동반자관계를 새로운 단계로 발전시키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한중 협력이 방역에 치중됐다면 내년에는 문화에 초점을 맞추자고 강조한 것이다.
그러면서 중간단계로 올해 한국과의 협력목표를 경제로 잡았다. 시 주석은 “한중 양국은 중요한 협력 파트너”라며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2단계 협상을 빨리 마무리 짓고,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을 조속히 발효시키며, 한중일 자유무역지대 건설에 속도를 내자”고 밝혔다. 동시에 “한국과 국제사안에 대한 조율을 강화하고 다자주의와 자유무역 수호를 위해 힘을 모으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동맹을 중시하는 미국 바이든 정부를 다분히 의식한 발언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중국 매체들은 청와대 브리핑에는 없던 문 대통령의 발언도 비중 있게 소개했다. 중국 보도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중국 공산당 성립 100주년을 진심으로 축하한다”면서 “시 주석의 굳센 지도 아래 중국은 방역에서 성공했고, 세계 주요 경제국 가운데 유일하게 플러스 경제 성장을 실현한 나라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의 국제적 지위와 영향력은 날로 강해졌다”며 “두 번째 100년(2049년 중화인민공화국 건국 100년) 분투 목표를 향해 중요한 발걸음을 내디뎠다”고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또 “지구 기후변화 대응에서 중국이 발휘한 리더십을 평가한다”면서 “중국과 기후 변화와 지속 가능한 발전 문제 등에 대해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조율하기를 바란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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