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전화 통화를 하고, 시 주석의 방한을 포함한 양국 교류·협력 활성화 의지를 거듭 확인했다. 두 정상의 통화는 지난해 5월 이후 8개월 만이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 출범으로 미중 패권 경쟁이 새 국면 진입을 앞두고 있고, 문 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과 첫 통화를 하기 전이라 한중 정상의 통화 배경에 이목이 쏠렸다.
"양 정상은 시 주석의 방한을 포함한 고위급 교류 활성화를 위해 계속 긴밀하게 소통하고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고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두 정상의 통화는 문 대통령 취임 이후 여섯 번째로, 이날 9시부터 약 40분간 이어졌다.
문 대통령과 시 주석은 내년 한중 수교 30주년을 앞두고 선포한 '한중 문화 교류의 해'(2011~2022년)를 성공적으로 추진하고, '한중 관계 미래발전위원회’를 통해 향후 30년의 발전 청사진을 함께 구상해 나가자는 데도 뜻을 모았다. 양국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한중관계 미래발전위원회는 지난해 11월 한중 외교장관회담에서 출범을 원칙적으로 합의했다.
시 주석은 문 대통령 생일(이달 24일)에 맞춰 축하 서한을 보내 "따뜻하게 축하했다"고 강 대변인은 전했다. 시 주석은 서한에서 "문 대통령과 함께 노력해 올해 한중 관계를 더욱 발전시켜 나가기를 희망한다고 했고, 문 대통령은 "올해도 한중 관계 도약과 한반도 평화 증진을 위해 시 주석과 함께 노력하기를 바란다"고 답신했다.
외교 당국은 "문 대통령 생일과 신년을 맞아 통화한 것으로, 민감한 의미는 담겨 있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시 주석은 지난해 문 대통령 생일에도 축하 메시지를 전달했다. 그러나 바이든 정부가 이른바 '인도·태평양 전략'으로 중국의 부상을 저지하고 글로벌 리더로 복귀할 채비를 하는 와중에 한중 정상이 먼저 통화를 했다는 사실 자체는 결코 가볍지 않다. 한국과 중국 중 누가 먼저 통화를 요청했는가가 중요하지만, 외교 당국은 일단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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