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은 화재 발생으로 지난해 대규모 리콜을 실시했던 현대자동차 ‘코나 전기차(EV)’에서 또다시 화재가 발생했다. 2018년 5월 첫 화재 이후 벌써 15번째다. 현대차는 전용 플랫폼(E-GMP) 전기차 공개를 한 달 앞두고 다시 ‘화재 리스크’에 빠지면서 곤혹스러운 상황에 처했다.
24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전날인 23일 오후 4시 11분쯤 대구 달서구 유천동 한 택시회사에 설치된 공용 전기차 충전기에서 충전 중이던 코나 EV에서 원인 모를 불이 났다. 발화 지점은 차량 하부 배터리로 확인됐다. 현대차 측은 “관련 기관과 함께 화재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이번에 불이 난 차량은 화재 가능성을 낮추기 위한 리콜 조치를 이미 받은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날 화재를 포함하면 코나 EV는 2018년 출시 이후 국내 11건, 해외 4건 등 총 15건의 화재가 발생했다.
현대차는 코나 EV의 안전성 논란이 확산되자 지난해 10월 전 세계에 판매된 코나 일렉트릭 7만7,000여대(국내 2만5,564대)를 리콜했다. 현대차는 일단 고전압 배터리의 배터리 셀 제조 불량을 화재 원인으로 보고 리콜 대상 차량의 배터리관리시스템(BMS)을 업데이트했다. 충전 민감도를 높이고, 배터리 셀 사이 전압 편차 등 이상 징후가 발견되면 배터리를 교체해 주고 있다.
코나 EV는 현대차ㆍ기아 전기차 가운데 가장 많이 팔리는 모델이다. 지난해 국내에서 테슬라 ‘모델 3’(1만1,003대)에 이어 2위(8,806대)를 기록했다. 이처럼 코나 EV는 국산 전기차를 대표하는 모델인 만큼 화재 논란은 현대차의 ‘전기차 드라이브’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화재 등의 품질ㆍ안전 문제가 반복될 경우 올해를 전기차 도약의 원년으로 삼고 전동화 시장 선점에 속도를 내려던 현대차그룹의 전략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GMP를 기반으로 한 현대차 아이오닉 5를 포함해 기아 CV(프로젝트명), 제네시스 JW(프로젝트명) 등 차세대 전기차 3종을 잇달아 선보일 예정이다. 현대차는 2025년까지 총 12종의 전기차를 출시하고 연간 56만대를 판매해 글로벌 시장에서 전기차 판매 비중을 10%까지 늘릴 계획이다. 2040년에 글로벌 전기차 시장 점유율 8∼10%를 달성하는 것이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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