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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지시를 따랐을 뿐" 최소 5명 진술...美 의사당 난입 수사 멈추지 않는다

입력
2021.01.24 14:30
수정
2021.01.24 18:31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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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병대 출신 조직적·계획적 범행에 수사 초점
美 검찰, 약 140명 기소...FBI, 가담자 수사 지속
상원 탄핵심판 앞둔 트럼프 갈수록 곤혹

미 의회 경찰이 6일 워싱턴 국회의사당 내 하원 본회의장 인근에서 난입했던 시위대를 붙잡아 총을 겨누며 감시하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미 의회 경찰이 6일 워싱턴 국회의사당 내 하원 본회의장 인근에서 난입했던 시위대를 붙잡아 총을 겨누며 감시하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미국 워싱턴 심장부 국회의사당에 시위대가 난입했던 건 지난 6일(현지시간) 오후. 하원의장 사무실에 들어가 책상에 발을 올리고, 서류를 뒤적이며 의회를 뒤집어놨던 시위대를 제압하는 데 5시간 가까이 걸렸다. 이제 20일 가까운 시간이 흘렀고 조 바이든 대통령 취임식도 무사히 진행됐다. 상황이 종료된 걸까. 전혀 아니다. 지지자들의 진술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상원 탄핵심판에 결정적 증거로 사용될 가능성마저 돌출했다.

23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6일 의사당에 난입한 트럼프 지지자 가운데 최소 5명이 당시 트럼프 대통령의 명령에 따라 행동했다고 진술했다. 뿔 달린 털모자에 '큐어넌(극우음모론 단체)의 샤먼(주술사)'으로 불린 제어컵 앤서니는 수사 과정에서 "대통령의 요청에 따라 애리조나주 다른 애국자들과 함께 워싱턴으로 갔다"고 진술했다고 검찰 공소장에 적시됐다. 이들은 트럼프의 요청에 자신들이 응답하는 것처럼 느꼈다고 한다.

미 연방수사국(FBI) 등 법집행기관의 난입 사태 수사와 범죄자 발본색원을 위한 노력은 강화되고 있다. 워싱턴검찰청은 이날 워싱턴 시민 에마뉴엘 잭슨 등 3명이 지역 및 연방 법집행관 공격과 기타 범죄 혐의로 기소돼 지방법원에 출석했다는 보도자료를 냈다. 평일은 물론 토요일에도 수사와 기소, 재판 등 응징 작업이 이어지고 있다는 얘기다.

이날 FBI 홈페이지에도 ‘의사당 폭력’에 가담했으나 체포되지 않은 시위대의 얼굴 사진과 함께 정보를 찾고 있다는 글이 메인 화면에 걸려 있었다.

난입 사태 실체도 점차 드러나고 있다. 당국은 800여명이 의사당 안에 몰려들었던 것으로 파악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는 전했다. 안팎에서 범죄를 저지른 사람은 140명 가까이 기소됐다. 전역 군인, 경찰 출신,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수영선수, 가수 출신 백인도 있었다.

미 CNN은 난입 과정이 조직적이고 훈련된 양태였다고 전했다. 의사당 내에서 어깨를 걸고 대형을 형성하거나, 무전기로 통신하고, 수신호와 목소리로 지시를 내리기도 했다.

민병대 조직의 계획적인 습격 가능성도 수사 대상이다. 특히 버지니아주(州) 출신 토마스 칼드웰이 이끄는 ‘오스 키퍼(Oath Keeper)’에 주목하고 있다. 왜 사전에 습격을 막지 못했는지 조사하기 위해 2011년 9ㆍ11테러 이후처럼 독립적인 조사위원회를 구성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친구들이여, 지금 이 순간, 민주주의가 승리했다”라고 선언했다. 그러나 정권 인수가 끝났다고 200년 넘은 미국 민주주의를 뒤흔든 사태를 두루뭉수리하게 넘기면 안 될 것 같다. 단죄하고 교훈 삼지 않으면 과오가 되풀이되는 게 역사였으니.

워싱턴= 정상원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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