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정부가 미국과의 핵통제 조약인 ‘신전략무기감축협정(New Startㆍ뉴스타트)’을 5년간 연장하자는 미국 측 제안을 환영하고 나섰다.
22일(현지시간) 타스통신 등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취재진에게 “러시아는 뉴스타트 협정 유지와 연장을 지지한다. 이는 관련 협상을 위한 일정한 시간을 얻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 측의) 정치적 의향을 당연히 환영한다”면서 “하지만 모든 것은 검토가 필요한 이 제안의 세부 내용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앞으로 미국 측 제안의 세부 내용을 검토한 뒤 판단한다는 의미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외교 채널을 통해 협정 연장에 관한 공식 제안을 받았는가’라는 질문에는 “아직 그러한 정보를 갖고 있지 않다. 구체적으로 미국 측이 무엇에 대해 얘기할 준비가 돼 있는지 모른다”고 답했다. 이어 “먼저 미국 측이 제안한 것을 살펴보고 나서 논평하겠다"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러시아 외무부도 이날 “협정 5년 연장을 제안한 백악관 대변인의 발언에 주목했다”면서 환영 의사를 밝혔다. “러시아는 지속해서 그러한 결정을 지지했고 지금도 그렇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외무부는 “미ㆍ러 양국 외무부 채널을 통해 지체 없이 5년 연장 합의를 조속히 문서화하기 위한 접촉에 들어갈 준비가 돼 있다”면서 “다음달 5일이 조약 만료일인 점을 고려할 때 최대한 서두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는 젠 사키 미국 백악관 대변인이 전날 브리핑에서 “미국은 뉴스타트의 5년 연장을 추진할 의향이 있다”고 밝힌 데 따른 것이다. 뉴스타트는 지난 2010년 4월 당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이 체결한 협정이다.
미ㆍ러 양국이 실전 배치 핵탄두 수를 1,550개 이하로, 이를 운반하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전략폭격기 등의 운반체를 700기 이하로 각각 줄이는 것을 골자로 한다. 2011년 2월5일 발효한 10년 기한의 뉴스타트 협정은 다음 달 5일 만료되지만, 양국이 합의하면 5년간 연장될 수 있다.
지금까지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협정에 중국을 포함시켜야 한다고 주장하고 중국이 이를 거부해 연장 여부가 불투명했다. 그러나 20일 취임한 바이든 대통령이 아무런 전제 조건 없는 협정 연장을 주장해온 러시아 측의 요구를 받아들이면서 연장 가능성이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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