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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車 지우기' 100일…글로벌 모빌리티 기업 전환 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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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車 지우기' 100일…글로벌 모빌리티 기업 전환 가속

입력
2021.01.21 21:00
수정
2021.01.21 21:10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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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그룹 제공

현대자동차그룹 제공

현대차그룹이 기존 자동차 노선에서 벗어나 글로벌 모빌리티(이동수단) 기업으로의 전환에 가속도를 내고 있다. 운전석엔 21일로 취임 100일을 맞이한 정의선(사진) 현대차그룹 회장이 자리하고 있다.

정 회장은 지난해 10월 14일 그룹내 '원톱'에 오른 이후 혁신의 지향점으로 제시한 △고객 △인류 △미래 △나눔 등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미래 성장 동력으로 점찍은 ‘인공지능(AI)’, ‘로보틱스’, ‘도심한공모빌리티(UAM)’등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집행하면서 체질개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UAM·로보틱스·수소산업 강화…시가총액 40% 상승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정 회장은 다음 주 싱가포르 주롱혁신단지에 짓는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HMGICS)’ 공사 현장을 방문할 계획이다. 이는 회장 취임 이후 첫 번째 해외 현장 경영이다. 2022년 완공 예정인 HMGICS는 고객 체험 시설, 연구개발(R&D) 및 업무 공간, UAM 이·착륙장, 다차종 소규모 전기차 시범 생산시설 등을 포함한 현대차그룹의 모빌리티 혁신의 결집체다. 정 회장은 이번 방문을 통해 HMGICS 현장 점검 외에도 현지 자동차 업계 관계자, 대학·연구기관 전문가 등을 만나 동향을 파악하고, 글로벌 협업도 논의할 예정이다.

‘현대차그룹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HMGICS)’ 는 2022년 말 완공을 목표로 싱가포르 주롱 혁신단지에 부지 4만4,000㎡(약 1만3,000평), 연면적 9만㎡(약 2만7,000평), 지상 7층 규모로 추진된다. HMGICS 조감도. 현대차그룹 제공

‘현대차그룹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HMGICS)’ 는 2022년 말 완공을 목표로 싱가포르 주롱 혁신단지에 부지 4만4,000㎡(약 1만3,000평), 연면적 9만㎡(약 2만7,000평), 지상 7층 규모로 추진된다. HMGICS 조감도. 현대차그룹 제공

정 회장의 가장 큰 관심은 ‘로보틱스’에 있다. AI와 통합제어 등 첨단 기술이 집약된 로보틱스는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의 전환에 꼭 필요한 사업군이다. 현대차그룹은 로보틱스 분야를 강화하기 위해 지난해 12월 미국 로봇 스타트업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지분 80%를 약 1조원에 인수했다. 이 과정에서 정 회장은 사재 2,400억원을 들여 지분 20%를 확보했다. 현대차그룹은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기술력을 활용해 로봇뿐만 아니라, 자율주행차, 4족 보행차 등 다양한 형태의 모빌리티도 개발, 양산할 계획이다.

정 회장은 UAM 분야에 대한 역량도 강화하고 있다. 미항공우주국(NASA)에서 항공연구총괄본부장을 역임했던 신재원 박사를 영입 1년 만에 사장으로 승진시키고, UAM사업 추진에 힘을 실었다. 현대차그룹은 오는 2026년까지 중형급 화물 운송용 ‘수직 이착륙 무인항공기(eVTOL)’를 출시하고, 2028년에는 주요 도시에서 여객용 무인 항공기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또 정 회장은 취임 직후 수소경제위원회에 참석해 국내 수소경제 활성화 방안을 논의했을 만큼 ‘수소산업’에 대한 관심도 크다. 수소연료전지 브랜드 ‘HTWO’를 출범시키고 중국에 수소연료전지 생산기지를 만들어 현지 진출까지 구상하고 있다.

2020 CES에서 현대자동차가 제시한 '미래 모빌리티 비전' 구현 이미지. 현대차 제공

2020 CES에서 현대자동차가 제시한 '미래 모빌리티 비전' 구현 이미지. 현대차 제공

정 회장은 이와 같은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으로 ‘사람’을 꼽았다. 실제 지난 연말 인사에서 신규 임원의 30%를 UAM·자율주행·수소연료전지·로보틱스 등 신사업과 연구개발(R&D) 분야에서 대거 발탁하는 등 미래 자동차 산업 패러다임의 변화를 선도할 인재를 전진 배치했다. 정 회장의 이와 같은 노력은 시장에서도 인정받았고, 현대차그룹 주요 계열사 시가총액은 100조2,899억원에서 약 142조원으로 40%가량 껑충 뛰었다.

GBC·지배구조개편·모빌리티 시장 주도권 '과제'

현대차그룹의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S)' 투시도. 현대차그룹 제공

현대차그룹의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S)' 투시도. 현대차그룹 제공

다만 정 회장이 해결해야 할 과제도 산적해 있다. 우선 정몽구 명예회장의 숙원사업이었던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건립은 당초 105층 1개동에서 70층 2개동 또는 50층 3개동으로 설계 변경을 추진 중이다. 또 2018년 추진 도중 무산된 지배구조 개편도 시급한 현안이다. 정 회장의 그룹 지배력을 강화하고 대기업 유일의 ‘순환출자 그룹’이란 오명도 씻어내기 위해서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감소한 글로벌 판매 회복도 정 회장 체제에 풀어야 할 숙제다. 또 ‘E-GMP’ 전기차의 성공적인 판매도 올해 과제 중 하나다. 5년 내 40여종의 전기차 출시를 목표로 하는 현대차그룹의 친환경차 시장 공략에 있어 바로미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모빌리티 시장에서 애플, 구글, 바이두 등 대형 IT 업체들과의 주도권 경쟁도 정 회장이 이겨내야 하는 싸움이다.

류종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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