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80부터 공룡시대까지...득량에서 추억 한가득 담아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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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80부터 공룡시대까지...득량에서 추억 한가득 담아 볼까

입력
2021.01.22 10:00
수정
2021.01.22 2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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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렌터카 타고 보성 득량면 여행

보성 득량역 '추억의 거리' 동명슈퍼에 이순신의 명언을 패러디한 글귀가 적혀 있다. ⓒ박준규


득량역 추억의 거리, 강골마을, 초암정원, 공룡알화석지, 비니거파크 등 아기자기한 볼거리가 몰려 있는 보성 득량면은 가족 나들이 여행 코스로 제격이다. 서울에서 득량면까지 기차로 가려면 용산역에서 순천역까지 KTX로 이동한 후 경전선 열차로 갈아타고 득량역에 내리면 된다. 그러나 순천~득량 구간 열차는 운행 횟수가 적고, 농어촌버스도 많지 않아 이동이 순조롭지 않다. 순천역에서 렌터카를 이용하면 한결 편하다.

타임머신을 타고 7080 여행! 득량 추억의 거리

누구나 한 번 쯤 완행열차를 타고 간이역에 내려 시골 정취를 만끽하는 느림보 여행을 꿈꾼다. 그 꿈을 실현할 수 있는 곳이 경전선 득량역이다. ‘득량(得糧)’은 충무공 이순신이 곡식을 얻어 왜군을 물리친 곳이라 해서 붙여진 지명이다. 1592년 임진왜란 때 득량면 앞섬(현재의 득량도)에서 왜군과 대치하다 아군의 식량이 떨어지자 비봉리 선소에서 조달했다고 한다.

완행열차를 타고 간이역에 내려 시골 정취를 만끽하는 느림보 여행을 꿈꾼다면 경전선 득량역이 제격이다. ⓒ박준규

득량역은 세월이 흐르며 열차도 여행객도 감소하다가 2014~15년 문화체육관광부의 간이역 활성화 프로젝트로 되살아났다. 옛 모습으로 복원한 매표소에는 목포 920원, 순천 280원, 보성 200원 등 옛날 운임이 적혀 있고 손 때 묻은 철도용품도 전시하고 있다. 철도원 제복으로 갈아 입고 기념사진을 찍을 수도 있다.

득량역에 전시된 오래된 철도용품. ⓒ박준규

광장으로 나오면 ‘득량역 추억의 거리’다. 타임머신을 타고 시간을 거스른 듯 1970~80년대 시골 소읍 풍경이 펼쳐진다. 부모 세대의 추억을 자녀와 나눌 수 있는 레트로 감성 공간이다. ‘내가 득량역에 온 것을 적에게 알리지 말라’라고 쓰인 동명슈퍼를 시작으로 역전만화방, 득량상회, 버스정류장, 득량사진관, 은빛전파사 등 옛날 풍경을 그린 상가가 퍼레이드처럼 이어진다.

보성 득량역 추억의 거리 외벽이 1970~80년대 분위기로 장식돼 있다. ⓒ박준규

몇몇 상점은 특별한 사연을 간직하고 있다. 역전이발관은 고 공병학 이발사가 시원한 스포츠머리, 상고머리 등 단정한 매무새로 고객의 마음까지 다잡던 공간이다. 기와지붕의 면장댁은 군 의원과 득량면장을 역임하며 득량역 추억의 거리를 지킨 김재돈·김화자 부부의 터전이었다. 차와 음악이 있는 행운다방은 역전이발관 이발사의 아내 최수라씨가 1977년에 연 작은 동네 사랑방이자 청춘들의 데이트 코스였다. 인기 메뉴인 쌍화차는 풍성한 재료에 깊은 맛이 일품이다.

득량역 '추억의 거리'의 역전이발관. ⓒ박준규


재료를 푸짐하게 넣은 행운다방의 쌍화차. ⓒ박준규


쉬엄쉬엄 걷기 좋은 강골마을과 초암정원

강골마을은 11세기 중엽 양천허라는 인물이 터를 잡은 뒤 원주 이씨, 광주 이씨가 모여 마을을 형성한 집성촌이다. 16세기에 지은 전통가옥 30여채가 오봉산 골짜기에 접시 모양으로 또아리를 틀고 있다. 담쟁이덩굴과 대나무로 뒤덮인 집이며 돌담길이 정겹고 소담스럽다.

쉬엄쉬엄 마을을 둘러본 후 조선 헌종 11년(1845) 이진만이 후진을 양성하기 위해 건립한 열화정으로 향한다. 숲과 개울을 따라 오르다가 2개의 기둥을 세운 작은 문을 통과하면 앞면 4칸, 옆면 4칸으로 된 'ㄱ자'형 누마루에 이른다. 고풍스러운 한옥과 주변 풍경이 조화롭다. 자연과 어우러진 한국 전통 조경의 특징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어 몸과 마음이 편안한 휴식처다.

강골마을의 열화정. 한국 전통 조경의 특징을 잘 볼 수 있는 곳이다. ⓒ박준규

전라남도 민간정원 제3호인 초암정원은 김재기씨가 조부모와 어머니를 위해 6만9,000㎡ 대지에 묘목을 심어 가꾼 공간이다. 구실잣밤나무, 참가시나무, 목서, 애기동백, 편백, 대나무 등 200여종의 나무가 60여년 세월 동안 아름드리 숲으로 성장했다. 사계절 내내 꽃이 지지 않는 낙원이다. 완만한 경사의 흙길인데다 중간에 쉼터와 포토존이 설치돼 있어서 걷기에 편하고 쉬기도 그만이다. 전통 생활도구를 전시한 가옥과 가족 묘원 잔디길, 편백림과 대나무숲을 지나 초암정에 서면 드넓은 평야와 득량만 풍경에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입장료는 관람객이 마음 가는 만큼 내면 된다.

수목이 어우러진 초암정원 산책로의 쉼터와 포토존 ⓒ박준규

편백림과 대나무숲이 어우러진 초암정원 산책로. ⓒ박준규


체험으로 더 즐거운 비봉리 공룡알화석지

비봉리 공룡알화석지는 중생대 백악기 퇴적층에 수많은 공룡알화석이 둥지 형태로 발견된 곳으로 선소해안 약 3㎞ 구간에 걸쳐 있다. 비봉공룡공원에서 자세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화석홀에 약 8,000만년 전 이 일대에 살았던 코리아노사우르스 보성엔시스의 진품 화석이 전시돼 있다. 공룡의 역사와 화석의 생성 및 발굴 과정도 설명해 놓았다. 엄마 공룡이 되어 알을 들고 마을을 체험하는 디노빌리지, 공룡의 공격을 피해 가며 드라이브하는 백악기파크는 어린이들에게 인기다. 입장료 성인 6,000원이다.

둥지 형태의 보성 공룡알화석지. ⓒ박준규


비봉 공룡공원 화석홀에 코리아노사우르스 보성엔시스를 비롯해 다양한 공룡 모형이 전시돼 있다. ⓒ박준규


다양한 공룡 체험을 즐길 수 있는 디노빌리지. ⓒ박준규


국내 유일 자연 흑초 생산지 비니거파크

해평리 비니거파크는 이곳에서만 볼 수 있는 특이한 테마파크다. 파크로 들어서자마자 2,000여개의 항아리 행렬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국내 최초로 흑초를 테마로 한 관광휴양지다. 흑초는 1년에 한 번(5~6월) 현미로 지은 밥에 누룩과 천연 암반수를 혼합해 항아리에 담은 후 1년 이상 자연 발효시킨 흑갈색 식초다. 신맛은 덜하고 적당한 단맛에 향이 그윽하다. 쌀눈이 포함된 현미로 만들어 아미노산과 유기산이 풍부하다고 자랑한다.

국내 유일 흑초 생산지인 비니거파크의 항아리 행렬. ⓒ박준규


비니커파크에서 생산하는 흑초. 일반 식초에 비해 신맛이 덜하고 단맛이 난다. ⓒ박준규

박준규 대중교통여행 전문가 http://traintrip.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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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규의 기차여행, 버스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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