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의 나눔은 선택 아니라 의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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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의 나눔은 선택 아니라 의무다

입력
2021.01.20 16:40
수정
2021.01.20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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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화
이주화한국이슬람교 서울중앙성원 이맘

편집자주

'이슬람교' 하면 테러나 폭력, 차별을 떠올리지만 실은 평화와 공존의 종교입니다. 이주화 이맘(이슬람교 지도자)이 이슬람 경전과 문화를 친절하게 안내, 우리 사회에 퍼져있는 오해와 편견을 벗겨드립니다.


©게티이미지뱅크


인간은 어떤 사회나 어떤 종교, 그리고 어떤 체제하에서도 존엄성을 잃지 않고 누구나 다 평등한 대우를 받고자 한다. 특히 사람들에게 바른 길을 제시하고 정신적 안녕을 추구하고자 하는 종교의 가르침은 믿음의 대상인 창조주 앞에서 인종과 민족, 지위고하 그리고 빈부격차를 초월하여 평등하며 그 평등함 속에서 개개인이 창조주를 향한 신앙적 차이를 둘 뿐이다.

"그들이 부자이든 가난한 사람이든, 실로 그 둘보다 더 위대한 분은 하나님이시니, 정의롭지 못한 그릇된 길을 따르지 말라." (꾸란 4:135)

이슬람은 부의 주체를 인간으로 보지 않는다. 인간들의 모든 물질적 소유물은 창조주 하나님의 것이고 인간은 단지 현세에서 그것을 한시적으로 소유할 뿐이다. 하나님께서 베푸신 은총, 즉 자신에게 위탁된 물질적 소유에 대하여 그분께 감사드리고 이를 정의롭고 공정하게 사용함으로써 자신에게 주어진 사회적 역할과 지위를 확보할 수 있는 것이다. 선지자 무함마드의 언행록에는 역설적으로 부자의 역할과 가난한 사람에 대한 위로와 보상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언급하고 있다. '가난한 사람들은 부자들보다 500년 앞서 천국에 들어갈 수 있느니라.' (At-Tirmidhi)


인도네시아 타라칸 모스크에서 기도하는 무슬림 ©게티이미지뱅크


선지자 무함마드의 가르침에 의하면 가난한 사람이든 부자이든 누구나 천국에 들어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천국에 들어갈 수 있는 부자는 재산을 정직하고 올바른 방법으로 축척하고 그것을 하나님의 길에서 바르게 사용하여야 한다. 그렇다고 이슬람이 가난을 권장하고 부를 금하는 것은 아니다. 자신의 가난에 대하여 인내하고 하나님의 길에서 선을 행하는 사람이 자신이 소유한 부의 가치와 의미를 망각하고 하나님께 감사할 줄 모르는 부자보다 더 낫다는 의미이며, 하나님에 대한 진실한 신앙을 가진 부자가 자신이 소유하고 있는 부를 이용하여 유익한 일을 할 수 있다면 그가 행한 자선의 의미는 더 큰 보상이 있음을 말한다. 이러한 재산의 축척과 자선의 가치에 대하여 꾸란에는 다음과 같이 전한다.

"하나님의 길에서 재물을 바치는 사람은 한 알의 밀알과 같으니 이 낱알이 일곱 개의 이삭으로 그리고 그 이삭은 일백 개의 낱알로 그를 보다 더 풍성히 해 주리라. 하나님께서는 그분께서 원하시는 자들에게 몇 배의 보상을 주시니 실로 그분께서는 모든 것을 알고 계시니라." (꾸란 2:261)


©게티이미지뱅크


이슬람은 가난한 사람에게 자신이 원하는 것을 떳떳하게 사회 구성원들에게 요구할 수 있고 부자는 또한 자기가 속해 있는 사회 구성원들의 아픔을 함께 나누어야 할 의무를 가지도록 한다. 그래서 공동체 구제 방법으로서 많이 가진 사람이든 또는 적게 가진 사람이든 자기가 할 수 있는 만큼 사회적 역할을 의무화했고 이러한 의무화된 규정을 통하여 가장 이상적인 부의 분배를 유도한다. 이러한 종교적 분배 의무를 자카트(Zakat, 희사)라고 하며 자카트는 이슬람을 이루는 다섯 기둥 중 하나로 신앙 실천의 핵심이며 자신이 소유한 재산의 일부를 사회에 환원함으로써 종교적 의무를 다하는 것으로 가르친다. 그래서 부자는 자카트뿐만 아니라 신앙에서 우러난 공동체에 대한 배려의 표현으로서 각종 자선 행위를 주관하고 이에 동참하여 그에게 주어진 능력을 성실히 실천하는 것으로 천국에 임할 수 있다. 그러나 이와 달리 자신의 소유물에 대한 과도한 애착과 인색함으로 자선의 의무를 망각하고 실천하지 않거나 이를 부정하는 것은 종교적 의무를 거부하는 배교 행위로 간주한다. 특히 자카트의 경우 그 개념은 인정하고 받아들이지만 이를 베풀지 않는 것은 대죄를 짓는 것과 같다.

선지자 무함마드는 자카트의 중요성을 강조하여 개인이 소유한 재산은 정해진 양의 자카트를 지불하기 전에는 순수한 것이 아니며 자카트를 지불함으로써 비로소 그 재산이 깨끗이 정화되고 가치가 인정되는 것이라고 하였다. 부자가 자신의 재산 중 일부를 사회에 환원하는 것은 하나님을 두려워하고 공경하는 순수한 마음으로 의무감을 가지고 이루어져야 하며 그렇게 했을 때 부자가 소유한 재산의 가치는 보다 값지고 빛나게 될 것이다. 그리하여 부자는 사회에서 위화감을 조성하는 시기와 질투의 대상이 아니라 사회 구성원들로부터 그가 행한 자선행위로 인하여 존경과 선망의 대상이 되고 나아가 가난한 사람과 부자가 서로에게 위안을 줄 수 있을 때 진정한 부자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이주화 한국이슬람교 서울중앙성원 이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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