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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 방미' 서두른 日 스가, 코로나19에 발목 잡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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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 방미' 서두른 日 스가, 코로나19에 발목 잡혀

입력
2021.01.20 11:30
수정
2021.01.20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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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정부서 "대면 아닌 화상 회담 가능성" 관측
美·日 급속한 코로나 확산에 발목 잡힌 모양새
'바이든과 첫 정상회담' 통한 국면 전환 불투명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가 지난해 11월 12일 도쿄 총리관저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전화회담 이후 취재진에게 회담 내용을 밝히고 있다. 도쿄=AP 연합뉴스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가 지난해 11월 12일 도쿄 총리관저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전화회담 이후 취재진에게 회담 내용을 밝히고 있다. 도쿄=AP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 출범에 맞춰 조기 방미를 서둘렀던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의 계획이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뿐 아니라 일본에서도 급속히 확산 중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발목을 잡았다. 내각 지지율 추락에다 외교 능력에 대한 의문부호가 따라다니는 스가 총리로서는 조기 방미를 통한 국면 전환도 어려워졌다.

아사히신문은 20일 스가 총리의 방미 일정이 불투명해지면서 대면 회담이 아닌 화상 회담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통상 미국 대통령 취임식 이후 각국 정상들의 회담 요청이 쇄도한다. 일본의 역대 총리들도 미일동맹을 대내외에 과시하기 위해 조기 방미를 서둘러왔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는 지난 2016년 11월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후보의 당선이 확정된 지 9일 만에 미국 뉴욕으로 날아가 당선인 신분의 트럼프를 만나면서 개인적 친분 쌓기에 공을 들였다. 이듬해 1월 취임식 후 첫 공식 정상회담은 영국이 차지했지만, 아베 전 총리와 트럼프 전 대통령의 관계는 ‘브로맨스’로 불릴 정도로 두터웠고 향후 미일외교의 기반이 됐다. 아소 다로(麻生太郞) 전 총리도 2009년 2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취임 후 첫 정상회담을 가진 외국 정상이었다.

이를 의식할 수밖에 없는 스가 총리도 지난해 11월 미 대선 결과가 확정된 후부터 조기 방미를 추진해 왔다. 스가 총리는 지난달 27일 TV도쿄에 출연해 "가능하면 2월 안으로 목표로 하고 싶다"며 "미국 내 코로나 상황을 주시하면서 일정을 정하겠다"고 말했다. 당초 목표대로 2월 회담이 성사되면 바이든 당선인 취임 후 첫 외국 정상과의 회담이 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외무성 간부는 "주요 7개국(G7) 중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일본과 마찬가지로 대면 회담을 희망하고 있지만 영국 상황에서는 어렵다"고 말했다. 바이든 당선인이 78세의 고령으로 감염 예방 측면에서도 대면 회담에는 신중한 입장이라는 것이다.

미국이 대면 회담을 수용하더라도 일본 국내 감염 상황으로 방미가 순조롭게 진행될지도 미지수다. 다음달 7일까지 발령된 긴급사태선언의 연장 가능성 때문이다. 국내 감염 확산조차 수습하지 않은 상황에서 방미할 경우 '지도자 부재' 비판에 직면할 수 있다.

총리 주변에서는 "미일 정상회담으로 국면을 타개하려는 게 총리의 생각이지만 그렇게 만만하지 않은 상황"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이에 일본 정부에서는 대면 회담이 아닌 화상 회담이 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도쿄= 김회경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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