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측 접경지역인 황해도 개풍군 일대에서 19일 사람 형태가 그려진 북한군의 사격훈련용 표적이 관측됐다.
작업에 나선 듯한 북한군 10여명이 한가롭게 이동하고 동안 주변 언덕 위엔 사격용 표적으로 보이는 시설물 여러 개가 불규칙하게 배치돼 있었다. 각각의 표적에는 사람으로 보이는 형태가 그려져 있었다. 다만, 일부 군이니 주머니에 손을 찔러넣고 걷거나 상급자로 보이는 이가 붉은색 깃발을 들고 뒷짐을 지고 있는 것으로 미루어 훈련 상황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표적 아래 쪽으로 벙커 또는 참호 입구로 보이는 통로가 보인다. 주변 건물은 이 마을 곳곳에 흩어져 있는 군 막사로 추정된다. 다만, 실사격 훈련을 하기에는 군인들의 이동 동선과 너무 가까운 거리에 표적이 배치돼 있고, 언덕이 있기는 하지만 바로 뒷편에 막사로 추정되는 주거 시설이 있는 점으로 보아 사격 외 다른 훈련용 시설물일 가능성도 있다.
최근 노동당 총비서로 추대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8차 당대회를 마무리하며 핵전쟁 억제력을 앞세운 군사력 강화를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인민군대의 최정예화, 강군화하기 위한 사업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도 말했다. 하지만 북한 군인들의 움직임이나 여전히 낡고 허름한 군 막사를 볼 때 이 같은 실천 방안이 실제 최전선 부대에까지 미치지는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날 경기 파주시 오두산 통일전망대에서 800㎜ 초망원 렌즈를 통해 살펴본 북측 지역은 평온한 중에도 상당한 변화가 관측됐다. 낮은 기온과 청명한 날씨 덕분에 북한 주민들이 수십명씩 무리를 지어 이동하거나 작업하는 등의 모습이 선명하게 보였다. 무엇보다 큰 변화는 낡은 살림집(주택) 상당수가 헐리고 새 건물이 들어선 점이다.
지난해 7월만 해도 마을 탈곡장 뒤편에 늘어서 있던 허름한 주택들이 자취를 감추고 그 자리엔 파란색 지붕을 얹은 2~3층짜리 새 주택들이 들어섰다. 인근 주체사상탑과 김일성 사적관 주변 건물들도 페인트 칠을 새로 한 듯 깨끗해졌고, 텅 비어 있던 들판에도 새 집이 들어서 있었다. 얼음덩어리가 떠다니는 임진강변 북한군 초소도 새단장을 마쳤다.
북한은 지난해 여름 수해와 태풍 피해를 입은 지역을 중심으로 중앙당 차원의 복구 지원 사업을 벌였다. 특히, 주민들을 위한 새 살림집 건설을 대대적인 성과로 선전해 왔다. 최전방 선전마을의 개선 작업이 수해 복구의 일환인지는 확인할 수 없다. 한편으로는, 김정은 정권이 국방력 강화와 함께 경제발전을 최우선 과제로 삼은 만큼 대외적으로 성과를 과시하려는 의도도 있어 보인다.
한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3차 대유행으로 운영이 중단됐던 통일전망대가 이날 일부 운영을 재개하면서 적지 않은 관람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관람객들은 망원경을 통해 영하의 날씨 속에 논밭에 모여 작업을 하거나 소달구지를 끌고 이동하는 등 북한 주민들의 모습을 관찰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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