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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면론 '확실하게' 정리한 文, "사면이 꼭 국민통합 방안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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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면론 '확실하게' 정리한 文, "사면이 꼭 국민통합 방안인가"

입력
2021.01.18 19:10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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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온·오프 혼합 방식의 신년 기자회견을 열고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왕태석 선임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온·오프 혼합 방식의 신년 기자회견을 열고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왕태석 선임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에서 이명박ㆍ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특별사면에 대해 "지금은 사면을 말할 때가 아니다"고 말했다. 새해 첫날 정치권에서 사면론이 불거진 지 약 20일 만에 '당분간 사면은 없다'고 정리한 것이다. 한명숙 전 국무총리를 비롯한 다른 정치인 사면 가능성에도 선을 그었다.

문 대통령은 '사면 불가론'을 조목조목 제시했다. △두 전직 대통령의 재판 절차(형 확정)이 막 끝났다 △국정농단과 권력형 비리로 국가적 피해가 막심했다 △국민이 입은 고통과 상처가 매우 크다 △법원이 엄하고 무거운 형벌을 내렸다는 점을 일일이 거론하며 "선고가 끝나자 마자 돌아서서 사면을 말할 권리가 대통령을 비롯한 정치인들에게 없다"고 쐐기를 박았다.

이어 "과거 잘못을 부정하고 재판 결과를 인정하지 않는 차원에서 사면을 요구하는 것은 국민들의 상식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고, 저 역시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국민들이 사면에 공감하지 않는다면, 사면이 국민 통합 방안이 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도 했다. 다만 "언젠가 적절한 시기가 되면 더 깊은 고민을 해야 할 것"이라며 임기 내 사면 추진의 원론적 가능성은 열어뒀다.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온·오프 혼합 방식의 신년 기자회견을 열고 정국 이슈 및 올해 국정운영 방향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왕태석 선임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온·오프 혼합 방식의 신년 기자회견을 열고 정국 이슈 및 올해 국정운영 방향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왕태석 선임기자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갈등에 대해 문 대통령은 "송구하다"고 다시 사과했다. 이어 "검찰과 법무부 갈등은 우리나라 민주주의가 보다 건강하게 발전하고 있는 증거"라면서도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의 개인적 싸움으로 비친 부분은 분명히 반성할 점"이라고 말해 추 장관의 '과속'을 질책했다. 윤 총장을 향해선 "문재인 정부의 검찰총장"이라고 부르며 "정치할 생각을 하면서 검찰총장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는 '사익 때문에 검찰권을 남용하지 말라'는 우회적 경고로 해석됐다.

부동산 정책 실기에도 거듭 사과했다. "투기 차단에 역점을 뒀지만 안정화에는 성공하지 못했다. 세대 수의 급격한 증가를 예측하지 못했다"고 진단하고 "창의적이고 획기적인 주택 공급 대책과 전세 물량을 빠르게 늘릴 수 있는 대책을 설 전에 발표하겠다"고 약속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2021 신년 기자회견을 가졌다. 문 대통령이 질문할 기자를 지목하고 있다. 왕태석 선임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2021 신년 기자회견을 가졌다. 문 대통령이 질문할 기자를 지목하고 있다. 왕태석 선임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도입과 접종에 대해선 "정부를 신뢰해도 된다"고 자신했다. "접종 시기와 집단 면역 형성 시기를 놓고 보면 다른 나라보다 결코 늦지 않고 오히려 더 빠를 것"이라면서 "백신 부작용은 정부가 전적으로 책임을 진다"고 확언했다. 코로나19 경제 피해 보상을 위한 4차 재난지원금에 대해선 "지금은 논의할 때가 아니다"고 신중론을 폈다.

일본 정부가 위안부 피해자들에게 직접 배상하라는 한국 법원의 1심 판결로 한일 관계가 다시 경색된 데 대해 문 대통령은 "2015년 위안부 합의가 양국 정부의 공식 합의였음을 인정하는 토대 위에서 피해자 할머니들이 동의하는 해법을 찾도록 일본과 협의하겠다"며 일본에 유화적 메시지를 보냈다. "강제징용 배상 판결도 현금화를 강제집행하는 방식은 양국 관계에 있어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힌 것은 사법부의 신중한 대응을 우회적으로 주문한 것으로 해석됐다.

신은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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