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게놈 프로젝트 권위자 에릭 랜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백악관 과학기술정책실장을 장관급으로 격상하기로 했다. 과학기술정책실장이 장관급이 된 것은 처음이다. 감염병은 물론 기후변화 문제 등에서도 과학자 조언을 무시하기 일쑤였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는 완전히 다른 행보다.
1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바이든 당선인의 인수위원회는 저명한 유전학자인 에릭 랜더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및 하버드대 교수를 과학기술정책실장이자 대통령 과학 고문으로 내정했다. 랜더 교수는 수학자이자 유전학자로, 인간 게놈(유전체) 프로젝트의 권위자다. 보스턴 소재 브로드연구소를 설립해 게놈 염기서열 관련 연구를 선도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과학기술정책을 자문했다.
바이든 당선인은 이날 "우리 나라의 과학기술 전략을 새롭게 하고 되살리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내각에서 과학 역할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과학이라는 신뢰할 수 있는 지침은 우리가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종식시키고 경제를 회복하고 모든 미국인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새 돌파구를 모색하는 데 필수"라고 강조했다.
과학을 강조한 이번 바이든의 행보는 트럼프와는 극명히 대조된다. 과거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후 무려 19개월 뒤에서야 과학기술정책실장을 임명했고 과학기술정책실 정원도 축소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도 전문가들의 권고를 외면해 과학을 경시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핵무기를 비롯한 원자력·핵 관련 조언을 위해 주로 물리학자들이 채워 온 백악관 과학기술정책실장에 유전학자가 낙점된 점도 이례적이다.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는 이를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생명과학의 중요성을 드러내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바이든 당선인은 이날 과학기술정책자문위원회에 여성 과학자들인 마리아 주버와 프랜시스 아널드를 공동 위장으로 낙점했다. 주버 MIT 연구부총장은 지질학자이고, 캘리포니아 공과대학교 교수인 프랜시스 아널드는 노벨화학상을 수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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