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감히 경호원이..." 트럼프 장녀 이방카, 화장실 사용금지 '갑질' 논란
알림

"감히 경호원이..." 트럼프 장녀 이방카, 화장실 사용금지 '갑질' 논란

입력
2021.01.15 18:30
0 0

사저에 화장실 여섯 곳 있었지만 '사용 금지'
설치했던 임시 화장실 폐쇄되자 차 타고 이동
'원룸' 화장실 임대에 연방 예산 투입하기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녀 이방카 트럼프. AP 뉴시스 자료사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녀 이방카 트럼프. AP 뉴시스 자료사진


화장실이 여섯 개나 있었지만 경호원들은 사용할 수 없었다. 20일 퇴임을 앞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녀 이방카 트럼프와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보좌관 사저에 배치된 백악관 비밀경호국 요원들의 사정이다. 경호원들은 결국 이들 부부 사저 인근의 한 건물을 빌려 화장실을 사용하는 곤욕을 치렀다.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15일(현지시간) 이방카 부부가 경호요원들에게 사저 화장실을 사용하지 못하게 하는 신종 ‘갑질’을 행했다고 전했다. WP는 이들 부부가 사는 워싱턴 북서부 부촌인 캘러라마 지역의 주민과 비밀경호국 관계자를 인용해 465㎡(약 141평) 넓이의 사저에 화장실이 6개나 있었지만 경호원들에게는 사용이 불허됐다며 “자신과 가족을 지키려고 배치된 경호원에게 화장실을 쓰지 못하게 하는 경우는 드물다”고 꼬집었다.

사저 인근 주민들에 따르면 이들 경호원은 생리 현상 해결을 위해 근처 다른 집에 요청하거나 사무용 건물로 뛰어 들어가기도 했다. 비밀경호국은 임시 화장실을 길거리에 설치했지만 주민들의 항의로 철수됐다. 이 지역에는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등 고위 인사들이 거주하는데 일반적으로 사저 내부의 화장실을 경호원이 쓰기 곤란하면 차고나 별채를 개조해 화장실이 딸린 휴게실로 만들지만 이방카 부부는 이런 조치도 하지 않았다는 이야기다.

이방카 부부의 경호팀은 임시 화장실이 폐쇄되자 오바마 전 대통령의 차고를 경호실로 고친 건물의 화장실을 썼지만 위생 문제로 또 다시 사용금지 조치를 받았고 이후엔 1.6㎞ 떨어진 펜스 부통령의 집까지 차를 타고 가 급한 일을 해결했다고 한다. 그럴 시간조차 없을 급박한 상황엔 인근 식당에 부탁했다고 WP는 전했다.

결국 연방 예산이 투입됐다. 2017년 9월 비밀경호국은 이방카 부부의 사저 건너편에 있는 주택의 지하실을 4년간 임대해 휴게 장소로 썼다. WP는 지난 3년여간 이 임대료만 월 3,000달러(약 330만원), 모두 14만4,000달러(약 1억6,000만원)의 연방 예산이 사용됐다고 전했다. 이방카 부부가 사저 화장실을 열어주기만 했어도 되는 일에 미국인의 세금이 들어간 셈이다.

백악관 측은 이방카 부부의 ‘갑질’이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지하실을 임대한 것도 비밀경호국의 결정이었다는 것이다. 저드 디어 백악관 부대변인은 이들 부부가 “비밀경호국 요원들에게 사저 화장실을 사용하지 말라고 요청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비밀경호국 대변인은 WP에 “우리의 경호 업무의 수단, 방법, 자원에 대해 언급하지 않는다”며 이방카 부부 사저에 대해 접근 허용을 요청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다만 주변 거주민의 말을 종합하면 이방카 부부가 ‘안하무인’격으로 행동했다는 반응이 우세하다. 한 이웃은 “이방카와 쿠슈너는 이 지역에 왔을 때 ‘우리는 왕족’이라는 태도를 보였다”고 증언했다. 또다른 주민은 “경호원들이 불쌍했다”면서 “임시 화장실이 철수되는 날 '경호원들이 이제 화장실에 가려고 차를 타야 하나’라고 생각했는데 실제로 그랬다”라고 WP에 말했다. 경호원에 화장실을 허락했든 아니든, 이방카 부부의 특권의식에 사로잡힌 행동은 주변에서 인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김진욱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