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검장 출신 조은석 변호사 임명 제청
여권도 수긍할 수 있는 인물...절충 인사 관측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공석이었던 감사위원에 법무연수원장 등을 지낸 고검장 출신 조은석(56) 변호사를 임명했다. 앞서 최재형 감사원장은 조 변호사에 대한 임명을 제청했다. 이로써 지난 4월 이준호 전 감사위원 퇴임 이후 9개월간 공석이었던 감사위원 인사가 마무리됐다. 감사위원 선정 문제로 갈등이 더 확산되는 것을 피하기 위한 청와대와 최 원장 사이의 절충적 선택으로 보인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문 대통령이 최재형 감사원장이 제청한 조은석 감사위원 임명안을 재가했다"고 밝혔다. 정식 발령은 18일자다. 앞서 감사원은 "확고한 소신과 함께 풍부한 수사 경험과 법률적 식견을 바탕으로 감사위원 직을 엄정하게 수행할 적임자로 기대된다"며 "조은석 내정자를 임명 제청했다"고 밝혔다. 전남 장성 출신으로 광주 광덕고와 고려대 법학과를 졸업한 조 내정자는 사시29회로, 대검찰청 대변인과 형사부장, 서울고검장 등을 역임했다. 2019년 법무연수원장을 끝으로 퇴임해 변호사로 활동했다.
조 내정자 제청 배경과 관련해 감사원은 "2014년 대검 형사부장으로 재직하면서 세월호 참사 수사를 원리원칙과 소신대로 지휘하는 등 냉철한 상황 판단과 강직한 성품이 강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검찰 내부 상하관계에 있어서도 합리적 의견 개진과 소탈하고 따뜻한 화법으로 소통했다"면서 "검찰 조직문화를 건강하고 유연하게 이끌었다"고 평가받고 있다.
조 내정자 발탁은 감사위원 직을 둔 최 원장과 청와대 간 갈등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뤄진 것이어서 주목된다. 당초 여권에선 공석인 감사위원에 김오수 전 법무부 차관을 검토했지만, 친여 성향이라는 이유 등으로 최 원장이 제청을 거부했다. 최 원장과 여권 간 월성 원전1호기 감사 갈등까지 맞물리면서 감사위원 인선은 9개월 동안 이뤄지지 못했다.
조 내정자는 2014년 세월호참사 수사 국면에서 해양경찰 123정장에 업무상과실치사상죄를 적용하는 등 엄격한 수사를 해, 여권에도 나쁘지 않은 인상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최 원장과도 2017년 사법연수원에서 원장과 부원장으로 인연을 맺었다. 때문에 최 원장과 청와대가 갈등 봉합 차원에서 양측 모두 수긍할 수 있는 조 내정자로 '타협'한게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검사장 출신 한 법조계 인사는 이날 "청와대 입장에서는 김오수 전 차관 카드가 막혀 차선책으로 조 내정자로 방향을 튼 것 같다"며 "최 원장도 친분이 있는 조 내정자에 대해서는 '오케이' 하지 않았겠느냐"고 말했다. 감사원장을 포함해 감사위원회는 총 7명의 감사위원으로 구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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