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 펜화의 대가’ 김영택 화백이 13일 오후 지병으로 별세했다. 향년 76세.
1945년 인천에서 태어난 그는 1972년 홍익대 미대를 나와 광고 디자이너로 일했다. 1993년 국제상표센터가 세계 정상급 그래픽 디자이너에게 주는 '디자인 앰배서더' 칭호를 받는 등 디자이너로서도 실력을 인정받았다. 1994년 프랑스 파리 루브르박물관에서 프랑스 화가이자 삽화가인 귀스타프 도레의 펜화로 보고 감명 받아 오십의 나이에 펜화 작가의 길로 들어섰다.
고인은 0.03㎜ 펜촉으로 세밀한 선을 그어 오래된 건축 문화재를 고증하는 새로운 '기록 펜화' 장르를 개척했다. 이후 한국펜화가협회 회장을 역임하는 등 펜화 활성화에 힘써 왔다.
주로 전통 문화재를 다뤘다. 경북 문경의 봉암사 일주문, 경북 청송군의 방호정, 경남 합천군의 영암사지, 전남 해남군 미황사 대웅전 등을 펜으로 그렸다. 훼손된 문화재를 보이는 대로 그리지 않고 복원해 그린 게 특징이다. 약 50만~70만 번의 손질이 간다는 그의 작품은 정교함으로 정평이 나 있다. 의도적으로 자를 사용하지 않아 서양 펜화와 다른 한국의 독특한 미감을 살려냈다는 평을 받기도 했다.
개인전을 앞두고 세상을 떠나면서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김 화백은 대장암 투병 중에도 열정적으로 전시를 준비해 왔다. 전시는 오는 20일부터 다음달 15일까지 서울 종로구 관훈동 인사아트센터에서 예정대로 개최된다. ‘종묘 정전’ ‘프랑스 노르망디 몽생미셸’ 등 세계문화유산 시리즈 펜화 40여점이 공개된다.
빈소는 인천청기와장례식장에 차려졌다. 발인은 15일 오후 1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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