틸러슨 전 국무장관 "대화하기 어렵다"
볼턴도 "공화당 역사에 남을 만한 기형"
지지자들의 연방의회 의사당 난입으로 임기 막판 다시 탄핵 당할 위기에 놓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전 외교안보 참모들의 ‘저격성’ 혹평이 쏟아지고 있다.
12일(현지시간) 정치전문매체 더힐에 따르면 렉스 틸러슨 전 미 국무장관은 최근 외교 전문지 ‘포린폴리시’와의 인터뷰에서 재임 시절을 회상하며 외교 정책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제한적 지식 탓에 장관 업무 수행이 더 어려웠었다고 토로했다. 그는 “세계적 사건과 세계사, 미국 역사에 관한 그의 이해는 정말 제한적이었다”며 “우리가 왜 대화하는지에 관한 개념조차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과 대화하는 건 정말 어렵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무능 때문에 사상 첫 북미 정상회담도 성과 없이 결렬됐다는 게 틸러슨 전 장관의 생각이다. “우리는 북한에 대해 가진 최고의 기회를 낭비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회담했을 때 (그 기회가) 그냥 날아가 버렸다”고 고백했다. 북미 정상회담이야말로 당시 트럼프 대통령과 자신이 가진 마지막 지푸라기 같은 희망이었다고 거듭 아쉬워하면서다.
존 볼턴 전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평가는 훨씬 더 가혹하다. 볼턴 전 보좌관은 전날 MSNBC방송에 출연해 공화당이 ‘트럼피즘’(트럼프주의)의 오점을 씻어 내야 한다고 촉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을 가리켜 공화당원에게 위험하고도 역사에 남을 만한 기형이라고 부르면서다.
6일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 뒤 벌어진 친(親)트럼프 시위대의 의사당 난입 사태와 관련해서는 트럼프 대통령을 “미국 정치의 일탈”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공화당이 트럼프 대통령과 반대로 인격과 철학을 갖춘 이를 대통령 후보로 선출할 수 있도록 더 엄격해져야 한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마찰을 빚다 경질되고 이후 인사권자와 앙숙이 된 두 전직 참모와 달리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임기 끝까지 트럼프 대통령 편에 서고 있다. 전날 쿠바를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해 트럼프 정부 내내 지속된 대(對)쿠바 강경 기조의 결실을 거둔 데 이어, 이날도 알카에다가 이란에 새 근거지를 마련했다고 주장하며 보스가 줄곧 압박해 온 이란을 다시 자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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