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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잉원이 정상회담을?”…美에 뺨 맞은 중국의 비아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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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잉원이 정상회담을?”…美에 뺨 맞은 중국의 비아냥

입력
2021.01.13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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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 대만 총통, 팔라우 정상과 회담 사진 올려
中 "인구 2만명 소국, 대만은 비웃음 살 뿐" 조롱
美 유엔대사 대만 방문 취소로 대중 압박 숨통

차이잉원(오른쪽) 대만 총통이 12일 트위터에 올린 사진. 21일 취임하는 슈랑겔 휩스 팔라우 대통령 당선인과 화상으로 회담을 하고 있다. 팔라우는 대만의 15개 남은 수교국 중 하나다. 트위터 캡처

차이잉원(오른쪽) 대만 총통이 12일 트위터에 올린 사진. 21일 취임하는 슈랑겔 휩스 팔라우 대통령 당선인과 화상으로 회담을 하고 있다. 팔라우는 대만의 15개 남은 수교국 중 하나다. 트위터 캡처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이 12일 트위터에 사진을 한 장 올렸다. 화상으로 정상회담을 하는 장면이다. 전 세계 수교국이 15개국에 불과한 대만으로서는 보기 드문 광경이다. 그런데 중국의 반응이 유별나다. 불쾌감을 표출하기는커녕 비아냥대며 차이 총통을 조롱하고 있다. 대만을 앞세운 미국 트럼프 정부의 임기 막판 파상공세로 궁지에 몰리던 중국이 왜 이렇게 여유를 부리는 것일까.

차이 총통의 대화 상대는 슈랑겔 휩스 팔라우 대통령 당선인이었다. 21일 대통령 취임식을 앞두고 열린 회담에서 차이 총통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과 복지 분야 협력 등 관계 수준을 높이자”고 강조했고, 휩스 당선인은 “대만의 성공적인 코로나19 방역을 높이 평가하며 가까운 시기에 차이 총통을 만나고 싶다”고 화답했다. 대만은 코로나19 사태가 터지자 팔라우에 마스크와 진단키트 등 방역물품을 보내고 전세기를 띄워 환자를 이송ㆍ치료하는 등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대만은 차이 총통을 대신해 우자오셰(吳釗燮) 외교부장이 취임식에 참석할 예정이다.

차이잉원(가운데) 대만 총통이 지난해 9월 트위터에 올린 관저 만찬 기념사진. 대만을 방문한 키스 크라크(왼쪽) 미국 국무부 경제차관, 장멍후이 TSMC 창업자와 나란히 서 있다. 트위터 캡처

차이잉원(가운데) 대만 총통이 지난해 9월 트위터에 올린 관저 만찬 기념사진. 대만을 방문한 키스 크라크(왼쪽) 미국 국무부 경제차관, 장멍후이 TSMC 창업자와 나란히 서 있다. 트위터 캡처


하지만 중국이 긴장하지 않는 건 팔라우가 인구 2만명에 불과한 남태평양의 도서국가이기 때문이다. 면적은 강화도보다 약간 큰 정도다. 중국 환구시보는 13일 “대만은 이름도 없는 일개 소국을 붙잡고는 국제사회에서 존재감을 보이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며 “민진당 괴뢰정권이 뻔한 패를 꺼내봐야 비웃음을 살 뿐”이라고 깎아 내렸다. 일부 네티즌은 “대만 인사가 외국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한다고 하길래 미국인줄 알았다”면서 대수롭지 않은 해프닝으로 치부했다.

마침 켈리 크래프트 유엔 주재 미국대사의 대만 방문까지 취소되면서 중국은 큰 짐을 덜었다. 미 국무부는 “원활하고 질서 있는 정권 인수절차를 지원할 것”이라며 20일 바이든 정부 출범을 일정 취소 이유로 설명했다. 크래프트 대사가 13~15일 대만을 찾기로 하자 중국은 “마지노선을 넘지 말라”며 보복을 공언한 차였다. 미국 유엔대사가 대만에 간 건 대만이 중국에 밀려 유엔 회원국 자격을 잃기 3년 전인 1968년이 마지막이다.

켈리 크래프트 유엔 주재 미국 대사. 13~15일로 잡혔던 대만 방문 일정이 취소돼 중국은 쾌재를 부르고 있다. 워싱턴=AP 뉴시스

켈리 크래프트 유엔 주재 미국 대사. 13~15일로 잡혔던 대만 방문 일정이 취소돼 중국은 쾌재를 부르고 있다. 워싱턴=AP 뉴시스


대만 외교부는 “미국의 결정이 유감스럽지만 이해하고 존중한다”며 “향후 적절한 시기에 방문한다면 환영할 것”이라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집권 민진당 지지 단체를 중심으로 대만의 유엔 복귀 캠페인을 벌이려던 계획도 헝클어졌다. 다만 타이완뉴스 등 대만 매체들은 최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대만 관료와의 접촉 제한 지침을 무효화한 것에 더 무게를 두며 “미 정부와의 공식 교류를 보장받은 만큼 실망할 필요는 없다”고 애써 분위기를 추슬렀다.

베이징= 김광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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