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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 판치는 美와 달라"… 첫 '경찰의 날' 맞은 중국의 자부심

입력
2021.01.17 11:50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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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제1회 경찰의 날, '인민 안전' 전면에
美 겨냥 "홍콩 시위 때 경찰은 대응 자제"?
'그림자' 경찰 궈안 홍보 영상 이례적 공개

지난해 5월 중국 최대 연례 정치 행사인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개막을 앞두고 베이징 자금성 앞에서 마스크를 쓴 공안들이 행진하고 있다. 베이징=AFP 연합뉴스

지난해 5월 중국 최대 연례 정치 행사인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개막을 앞두고 베이징 자금성 앞에서 마스크를 쓴 공안들이 행진하고 있다. 베이징=AFP 연합뉴스


“중국 인민경찰은 가장 위험하고 신성한 직업이다. 그들은 가장 헌신적인 영웅이다.”

중국이 지난 10일 제1회 ‘경찰의 날’을 맞아 인터넷에 올린 홍보영상의 첫머리다. ‘경찰 띄우기’에 주력하면서 국민 개개인이 ‘안전’을 누리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와 대조적으로 사흘 전 국회의사당 난입사태 당시 총격으로 5명이 숨진 미국의 ‘폭력성’을 부각시키며 중국 체제의 우월성을 과시하고 있다.

1월 10일 제1회 중국 '인민경찰의 날' 기념 포스터. 중국경찰망 웨이보 캡처

1월 10일 제1회 중국 '인민경찰의 날' 기념 포스터. 중국경찰망 웨이보 캡처

중국 관영매체는 경찰이 얼마나 큰 성과를 거뒀는지 연일 선전하며 축제 분위기를 돋웠다. 공안부에 따르면 지난해 살인, 강간 등 8개 중대범죄 발생률은 2019년에 비해 11.6% 감소했다. 지난 3년간 폭력 조직과의 전쟁을 통해 5,800여명을 체포했고 1만5,000여건의 사건을 해결했다. 부정재산 압류규모는 4,500억위안(약 2조9,000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통신이나 인터넷을 이용한 사기 사건 25만6,000건을 처리해 용의자 26만3,000명을 붙잡고 조직 1,750여개를 소탕했다.

이에 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나라”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미 여론조사업체 갤럽이 지난해 10월 공개한 ‘2020년 세계 법질서 보고서’에 따르면 ‘개인의 안전이 보장받고 있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중국은 144개 국가 중 싱가포르, 투르크메니스탄에 이어 3위에 올랐다. 중국 다음으로 아이슬란드, 쿠웨이트 순이었다. 반면 미국은 36위에 그쳤다. ‘한밤 중에 홀로 다녀도 안전하다고 느끼는가’라는 설문에는 중국이 5위를 차지했다. 다만 중국의 경우 인권 침해 논란이 끊이지 않는 신장과 티베트 지역 주민은 설문 대상에서 제외한 수치다.

6일 미국 워싱턴 국회의사당에 난입한 시위대가 경찰과 몸싸움을 하고 있다. 워싱턴=AFP 연합뉴스

6일 미국 워싱턴 국회의사당에 난입한 시위대가 경찰과 몸싸움을 하고 있다. 워싱턴=AFP 연합뉴스

중국은 기세를 몰아 2019년 민주화 시위 당시 홍콩과 이번 미국의 의사당 폭동사태를 비교하며 “홍콩 경찰이 얼마나 대응을 자제했는지 알 수 있다”고 주장했다. 환구시보는 “9개월간 반정부 시위에서 참가자가 홍콩 경찰에게 살해당한 적이 없다”면서 “시위대에 맞선 미국 경찰의 폭력에 비하면 홍콩은 온화하게 상황을 처리했다”고 전했다.

급기야 중국은 ‘그림자’로 불리는 경찰의 최고봉 궈안(國安)을 전면에 내세웠다. 경찰의 역할을 좀더 극적으로 어필하기 위해서다. 이들은 공안 경찰, 사법 경찰과 달리 제복을 입지 않고 인파 속에 묻혀 이름을 숨긴 채 중요한 임무를 수행하는 정보요원이다. 국가안전부가 공개한 4분 23초 분량의 동영상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웨이보 조회수가 하루 만에 1억6,000만회를 넘어섰다. 영화에 단골 소재로 등장해 존재감이 각인된 미국 중앙정보국(CIA)이나 영국 MI6의 전례를 본 딴 것이다. 글로벌타임스는 “국가안전부도 대중이 더 잘 알 수 있게 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베이징= 김광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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