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졸업식과 입학식 등 각종 행사들이 취소 또는 비대면 방식으로 치러지면서 화훼 시장이 타격을 입고 있다.
특히, 초·중·고교 등 각급 학교의 졸업식이 이어지는 1, 2월은 화훼 업계 최대의 대목이었지만, 이번 졸업시즌은 방역을 위해 학부모마저 참석하지 못하는 비대면 행사로 대부분 치러지면서 오히려 최대 위기가 되고 말았다. 졸업식뿐 아니라 연말연시 각종 행사들까지 줄줄이 취소되다 보니 화훼농가와 상인들의 한숨은 깊어만 간다.
12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화훼공판장은 그야말로 '썰렁'했다. 이 곳에서 꽃집을 운영하는 정한글 실장은 "초중고와 대학교의 졸업과 입학식이 1월부터 3월까지 이어지기 때문에 성수기인데 보다시피 손님이 아예 없다. 코로나19 발병 전과 비교해 보면 졸업식 손님의 95% 정도가 급감했다"고 말했다. 그나마 다행은 일반 회사의 승진 및 입사를 축하하는 꽃이나 화분 주문이 간간히 이어지고 있다는 점 뿐이다.
정 실장은 "우리 소상공인도 문제지만 더 심한 건 화훼농가"라고 덧붙였다. 겨울철의 경우 유류비가 더해져 꽃값이 비쌀 수밖에 없는데 생화의 경우 경매에서 유찰되면 농가들로선 꽃을 폐기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오수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경매실장은 "일주일에 3번(월, 수, 금) 경매가 열리는데, 다섯 번까지 입찰이 되지 않은 화훼는 꽃 값의 전체적인 안정을 위해 안타깝지만 폐기를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때문에 교외 등지에 비닐하우스를 설치해 화훼를 재배해 온 농가 중엔 눈덩이 같이 커지는 피해액을 감당 못해 아예 농사를 포기하는 경우도 속속 나타나고 있다. 참다 못한 화훼 농민들은 정부와 지자체에 재난지원금 지급과 '꽃소비 캠페인' 등 피해보전 대책을 요구하고 나서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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