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찬우 씨에스텍 대표
2019년 11월 19일 저녁, 대구 남구 대덕문화전당에서 ‘아리락’ 퓨전콘서트가 열렸다. 야단법석과 고구려밴드가 출연하고 한국메세나협회와 씨에스텍이 후원했다. 고구려밴드는 아리랑에 서구 음악을 접목시켜 춤과 타악으로 현장 분위기를 후끈 달구었고 관객은 흥에 겨워 어깨춤을 췄다. 이 날 기존 가수 못지않게 눈길을 끈 이가 있었으니 이찬우 씨에스텍 대표의 무대였다. 그는 자신의 곡인 ‘뜸들이지 마’외 3곡을 불러 관객들로부터 박수갈채를 받았다.
‘뜸 들이지마’는 강현국 전 대구교육대학 총장이 작사했고 이 씨가 편곡한 곡이다. 2019년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국제 그린에너지 엑스포’ 축하공연에서 처음 발표했다. 이 씨는 기업과 문화인들의 연결 고리역할을 하는 한국메세나협회 회원이며 가수로도 활동한다.
“떨림은 전혀 없었습니다. 어릴 때부터 남들 앞에서 노래를 많이 불러서 무대는 익숙합니다. 음원출원은 사업에 방해가 될 까봐 보류 중입니다.”
노래는 나의 인생
이 씨의 노래이야기는 어린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고향은 경북 문경이다. 초등학교 때부터 노래 부르기를 좋아했다. 수업 중간 졸릴 시간이면 담임선생님께서 으레 “이찬우 나와서 노래 불러라”라고 하셨다. 그는 어린 마음에도 노래가 좋았고 커서 가수가 되겠다고 결심했다. 독창대회에 나가서 상도 탔고 음악 성적은 늘 1등이었다. 고등학생이 되면서 음대 진학을 꿈꿨지만 시골에서 성악을 배울 곳도 없었고, 무엇보다 어려운 가정 형편에 음대는 엄감생신 꿈도 못 꿀 일이었다. 돌파구로 기타를 치기 시작했다. 직접 작사 작곡을 하고 목청껏 노래를 부르며 음악에 대한 갈망을 풀어냈다. 대구에 있는 대학에 합격했지만 등록금낼 돈이 없었다. 당시 문경은 탄광촌으로 유명했다. 하루 일당으로 만원을 받고 광산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다. 모은 돈으로 등록금을 내고 친구 집에서 대학생활을 시작했다. 노래에 대한 열정으로 대학가요제(1990년)에 출전하며 꿈을 키웠지만 어렵게 1학기를 마치고 군대에 갈 수밖에 없었다. 전역 후 본격적으로 생업에 뛰어들었다. 가수가 안 될 바에는 사업으로 돈을 많이 벌겠다고 결심했다. 그는 34살에 창업에 성공했다.
사업이 어느 정도 자리를 잡자 이 씨는 10여 년 전부터 노래 봉사를 시작했다. ‘소리별’이라는 팀을 꾸려 동대구역, 대구역광장, 수성못 등에서 버스킹을 했다. 지금은 K이벤트(단장 남경식)에 소속되어 한 달에 1회 정도 공연을 한다. 지난해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3번밖에 못했다”며 아쉬움을 내비췄다. 양로원이나 기타 단체에서 섭외 요청이 오면 달려가 재능 기부를 했다. 음향 장비와 악기를 보면 그가 프로임을 짐작할 수 있다. 무거운 장비를 직접 들고 가서 세팅하고, 사회보고, 노래하며 1인 다역을 도맡아 한다. 누가 시켜서가 아니라 즐거워서 스스로 하는 일이다.
“노래할 때 기분이 제일 좋습니다. 물론 일 할 때도 행복합니다. 더 잘해야겠다는 마음보다는 지금 이 순간에 감사하며 즐겁게 노래합니다. 노래는 저의 휴식시간이자 에너지충전시간입니다.”
그의 회사 1층 휴게실에는 악기가 갖춰진 무대 공간이 있다. 초록은 동색이라 했던가. 직원들도 대표를 닮아서 노래하고 악기 연주를 좋아한다. ‘CS밴드’도 결성했다. 구성원은 베이스기타에 해외사업부 강동구 부장, 드럼에 재정부 채예리 씨, 건반에는 품질부 도미래 씨, 보컬은 이 씨가 맡았다. 지난 해 12월, 창사 20주년 기념 및 송년회에서 CS밴드는 그동안 갈고 닦은 노래와 연주 실력을 선보였다. 역시나 이 씨가 MC와 노래, 연주를 했다. 이곳은 노사가 같은 취미생활을 하는 동호인이며 소통도 원활하다. 워크숍 때는 연주 장비를 몽땅 들고 가서 한바탕 신나게 놀고 경연을 통해 상금과 상품도 나눠준다. 직원들은 회사생활이 즐겁다고 한다. 이곳에 노사갈등은 먼 나라 이야기다.
태양광발전 시설공사 전문 업체
씨에스텍은 태양광발전 시설공사 및 각종 전기공사 전문기업으로 신·재생 에너지사업, 전기공사업, 전기안전관리 대행업체다. 사업체를 운영하면서 힘들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을까. 이 씨도 어려운 시절이 있었지만 비교적 순탄하게 회사를 이끌어왔다.
그는 “자랑이라면 회사 창립멤버들이 아직도 근무하고 있습니다. 대다수 직원들이 10년 이상 근무하고 있으며, 직원들이 입사하면 퇴사가 적은 편입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직원들에게 심적·정신적인 부분에서 편안하게 배려한다. 이 씨는 직원들에게 지분을 주는 형태로 회사를 경영한다. 태양광발전소를 짓다보니 임직원들도 발전소를 하나씩 갖고 있다. 복지와 노후대책까지 싹 해결한 셈이다.
그는 사무실 중앙에 ‘덕을 높이고 업을 넓힌다’는 뜻의 ‘숭덕광업’ 사자성어를 걸어두고 기업 운영 철학으로 삼는다. 돈에 이끌려 윤리 없는 경영자가 아닌 덕을 쌓으며 베풀고 사회에 봉사하자고 다짐한다.
씨에스텍은 태양광 1세대 사업체로 연간 매출은 200~300억원이다. 2014 10월에 기업 부설 연구소를 설립했고 다수의 특허와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현재 스리랑카와 국가 대 국가(G2G)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사업 규모는 태양광발전소 50메가와트(MW)와 에너지저장장치(ESS) 45MW로 한화 약 1,000억원의 규모다. 코로나19에도 현지에 직원을 파견하여 법인 동반자를 찾는 등 2차, 3차 사업도 진행 중이다.
“세계는 지금 4차 산업 혁명과 에너지혁명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습니다. 기후변화 위기를 맞아 에너지 시장은 친환경적이고 지속가능한 신재생에너지로 전환되고 있습니다. 씨에스텍은 신재생에너지 선도기업의 의무와 책임감으로 깨끗하고 건강한 청정에너지를 만들겠습니다. 사업도 노래도 뜸들이지 않고 화끈하게 이끌어 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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