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중국인 취업 알선' 19억 챙긴 혐의 외식업중앙회 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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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경찰 '중국인 취업 알선' 19억 챙긴 혐의 외식업중앙회 수사

입력
2021.01.13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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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방장 등 데려오며 알선료 수백만원 받아
중앙회 "식당 인력 지원한 사업일 뿐" 해명

게티이미지뱅크


전국 수십만명 외식 사업자들의 직능단체인 한국외식업중앙회가 중국 현지인을 모집해 국내 식당에 주방장 등으로 취업시키며 뒷돈 성격의 알선료를 챙긴 의혹이 불거져,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이들은 환치기(불법 외환거래)를 통해 2014년부터 2019년 초까지 4년여간 최소 19억여원을 챙긴 의혹을 받는다.

또한 이들이 외국인 취업을 직접 알선하는 과정에서, 고용허가제(내국인을 구하지 못한 사업주에게 외국인 고용을 허가하는 것)와 특정활동 비자(E-7) 등 현행 외국인 관리 제도의 허점도 드러났다.

12일 경찰과 외식업중앙회 관계자 등의 얘기를 종합하면, 중앙회는 2014년 협회 내에 외국인력지원단이라는 조직을 만들어 중국인 노동자의 국내 취업을 알선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알선 과정에서 1인당 300만~600만원을 수수료 명목으로 받았다. 현행법상 직업안정기관(산업인력공단)만이 외국인 노동자 알선이 가능하고, 이 과정에서 영리 추구가 금지돼 있는데 이를 어긴 것이다.

중앙회는 중국 지린(吉林)성 등의 모집책을 통해 중국인 인력을 모았고, 중국 현지에서 직접 인력을 인계해 올 정도로 조직적으로 알선 활동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채용 알선 대가로 받은 금액의 절반 가량은 중국 현지 모집책이 갖고, 나머지는 중앙회가 서울 동대문 환전상 등을 통한 환치기 수법으로 국내에 들여온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중앙회는 당시 외국인인력지원단장을 맡고 있던 협회 임원 A씨 지인 등의 명의 계좌로 이 금액을 분산 이체해 법망을 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국내로 들어온 중국인 근로자는 최소 590여명이었고, 이 과정에서 들어온 알선료는 19억3,000여만원으로 추산된다. A씨에게 적용된 혐의는 직업안정법과 출입국관리법 위반 등이다. A씨는 중앙회 회원들에게 "중국 인력 송출 사업의 독점권을 주겠다"며 투자금 명목으로 수억원의 금품을 수수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중앙회는 법무부가 2017년 제주도 등 일부 지역에 한해 '통역 및 판매 사무원'에게 외국인 전문인력을 초청하는 특정활동 비자(E-7)를 허용한 제도도 악용했다. '현지 정규대학 한국어 교육과정 3개월 이상 이수' 등의 요건을 채우면 통역사무원으로 비자를 받을 수 있지만, 관리가 부실하다는 점을 파고들었다. 중국 현지 인력 모집 책임자로 일했던 B씨는 경찰에 출석해 "A씨가 '규정 요건을 갖춘 중국인을 모집하면 어느 세월에 인력을 데려오느냐'며 한국어 교육 수료를 인증해 주는 대학에 돈을 뿌린 다음, 요건을 충족 못하는 중국인을 다수 국내에 입국시켰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앙회에서 제주도에 통역 사무원으로 들여온 인력은 350명으로 알려졌다.

한국일보의 확인 요청에 중앙회와 A씨 등은 수사 중인 혐의를 부인했다. 중앙회 관계자는 "외식업은 3D 업종으로 인력을 구하기 힘들다"며 "(외국인 직원 연결은) 협회가 회원들에게 무료로 구인 지원을 한 사업"이라고 설명했다. 중앙회 임원 A씨는 "제주도로 들어온 중국인 근로자들의 출입국 서류 관련 지원과 교육 지원을 했을 뿐, 알선료를 받은 사실은 전혀 없다"고 해명했다.

경찰은 "해당 사건에 대해 수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은 맞다"면서도 "계좌 압수수색 여부 등 자세한 수사 내용을 공개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1955년에 설립된 한국외식업중앙회는 회원 수가 약 45만명에 달하는 국내 최대 직능단체다.

최은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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