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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 내 “사면 논의 부담” 기류... 문 대통령이 봉합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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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 내 “사면 논의 부담” 기류... 문 대통령이 봉합할까

입력
2021.01.10 19:00
수정
2021.01.13 14:15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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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7일 문재인 대통령의 신년인사회에 화상으로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왼쪽) 문재인 대통령이 7일 비대면 화상으로 열린 '2021년 국민과 함께하는 신년인사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왕태석 선임기자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7일 문재인 대통령의 신년인사회에 화상으로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왼쪽) 문재인 대통령이 7일 비대면 화상으로 열린 '2021년 국민과 함께하는 신년인사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왕태석 선임기자


여권 내부에서 이명박ㆍ박근혜 전 대통령 특별 사면 논의가 계속되는 것이 부담스럽다는 기류가 확산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실제 사면을 검토했는지 여부와 무관하게 정치적 갑론을박이 커지며 ‘논란을 매듭지어야 한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되는 분위기다. 문 대통령이 향후 사면에 입장을 밝히더라도 “국민 합의가 필요하다”는 원론적 수준에서 상황을 봉합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사면론 엉뚱하게 흘러... 대통령 선택지 좁아져"

더불어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10일 한국일보와의 통화에서 “국민통합을 위해 사면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지만 찬반 여론이 충돌하고 무수한 억측이 나오며 논의가 엉뚱하게 흐르고 있다”며 “결과적으로 문 대통령의 선택지가 좁아졌다”고 했다. 청와대 관계자도 “사면을 논의하기 만만치 않은 상황”이라고 했다.

친문재인계 진영도 ‘사면론 진화’로 가닥을 잡은 눈치다.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腹心)으로 불리는 윤건영 민주당 의원이 “사면 논란을 그만 했으면 한다. 지금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코로나19 위기 극복”이라고 입장을 밝힌 게 대표적이다. 친문 한 재선 의원은 “박근혜 정부는 정치인이 아니라 국민이 앞장선 촛불 혁명으로 무너졌다"며 "여론의 동의 없이 사면을 추진하면 국민적 저항에 부딪힐 것"이라고 했다.

박근혜, 이명박 전 대통령. 한국일보 자료사진

박근혜, 이명박 전 대통령. 한국일보 자료사진


사면 여론 호응 적어... MB 측은 "잡아간 사람이 반성해야" 적반하장

사면론을 처음 거론한 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부동산 정책 실패, 코로나19 재확산, 추미애ㆍ윤석열 갈등 등으로 여당이 위기를 맞은 상황에서 ‘거국적 통합’이란 명분을 내세워 국면을 돌파하는 동시에 대선주자로서의 존재감을 보이겠다는 기대를 했을 수 있다. "친문에 좌우된다는 비판을 벗어나 정치적 소신을 드러냈다"는 긍정적 평가도 있다.

하지만 여당 내 반발은 컸고, 여론 호응은 적었다. 한국갤럽의 8일 여론조사 결과 ‘현 정부에서 사면해서는 안 된다’는 응답은 54%로, ‘사면해야 한다’ 37%보다 월등히 높았다. 두 전직 대통령 측에선 “잡아간 사람이 반성해야 한다”(이재오 국민의힘 상임고문) “사면이 필요할 때 넣었다 빼는 지갑 속 카드냐”(이정현 국민의힘 전 의원) 등 적반하장식 반응이 나왔다. 국민의힘도 “4월 서울ㆍ부산시장 보궐선거를 노린 정치적 계산” “야권을 분열시키겠다는 음모”라며 공세를 폈다.

문 대통령 기자회견서 사면 논란 봉합할까

결국 문 대통령이 향후 사면을 언급하더라도 “원론적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게 여권 핵심부의 관측이다. 당장 사면 여부를 결정짓기보다 ‘당사자의 반성과 국민적 합의가 필요하다’며 논란을 매듭 지을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청와대는 특히 박 전 대통령의 형이 확정되는 14일 대법원 판결 이후에야 사면을 논의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달 중순 문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이 사면 논란의 종착지로 예상된다. 11일 대통령 신년사에는 사면 얘기 없이 '일상회복과 선도국가 도약' 방향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여권 핵심부에서도 내부적으로는 사면 검토를 시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민주당 관계자는 “대선 과정에서 국민의힘 측은 전직 대통령 사면을 공약으로 삼을 것"이라며 "민주당도 사면 여부와 방법을 놓고 세심히 입장을 정해야 한다"고 했다. 문 대통령도 지난 2019년 KBS 대담에서 두 전직 대통령 사면 문제에 "제 전임자이기 때문에 누구보다도 제가 가장 가슴 아프고 부담도 크다"고 유연한 입장을 보인 적 있다.

정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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