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저녁부터 내린 폭설과 한파로 서울시 주요 도로에 눈이 쌓이거나 얼어붙으면서 출근 대란과 교통 혼잡으로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특히 한파와 폭설이 예고됐음에도 적시에 제설작업이 이뤄지지 않았고, 시 산하 교통방송(TBS)은 긴급 재난방송을 편성하지 않는 등 서울시의 안일한 대응도 비판받고 있다.
서울시는 7일 오전 10시까지 제설차량 706대와 제설장비 109대, 염화칼슘 4,165톤 등을 투입, 시와 자치구 직원 등 2만4,233명이 전날부터 비상근무하며 제설 작업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주요 도로와 이면 도로 곳곳이 얼어 붙으며 크고 작은 사고가 났다. 이에 “제설작업과 사전준비가 미흡했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서울시는 눈발이 강하게 날리기 시작한 지 2시간이 흐른 전날 오후 7시 20분에야 제설 대책을 1단계에서 2단계로 올렸다. 1단계에선 제설제 살포 작업만 하다가, 2단계 상향 이후 눈 밀어내기 작업도 병행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기상청은 오후 9시부터 눈이 내린다고 했다"며 "오후 4시에 비상 근무를 시작, 5시부터 제설제를 살포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기상청은 "오후 6시경 눈이 내릴 것으로 예보를 했고, 당일 오전에 예비특보까지 냈다. 서울시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기상청은 실제로 전날 오전 4시20분 발표한 수도권 예보에서 "오늘(6일) 오후(15~18시)에 서해안부터 눈이 시작돼 밤(18~24시)까지 눈이 내리겠다"며 "오늘 퇴근길과 내일(7일) 출근길에 눈으로 인해 교통 혼잡이 예상된다"고 당부했다. 서울시가 안일하게 대응했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시 관계자는 또 "서초ㆍ송파ㆍ강남ㆍ강동 일대에는 최대 13㎝의 많은 눈이 내려 눈 밀어내기도 병행했지만, 쌓인 눈 때문에 정체가 워낙 심해서 제설 차량의 동선 확보에도 한계가 있었다”고 말했다. 초기 대응 실패가 문제를 키운 셈이다.
초기 제설작업 실패 원인으로 전날 발표된 서울시 정기 인사도 거론된다. 제설 작업 실무를 총괄하는 도로관리과장(기술 4급)과 안전총괄관(3급)의 8일자 교체를 예고해, 대응에 차질이 빚어졌다는 것이다.
또 이번 사태와 맞물려 서정협 서울시장 권한대행이 지난 6일 서울미디어재단 교통방송(TBS) 이사장에 유선영 성공회대 교수를 임명한 것도 논란이 되고 있다. 이혜훈 전 의원은 "폭설로 천만 시민 발이 묶인 상황에서 TBS는 (재난방송을) 긴급편성해 교통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했어야 했는데, 어제밤부터 출근길 혼란이 극에 달한 오늘 아침까지 온통 정치방송과 예능방송 일색이었다”고 지적했다. 신구 수장이 교체되는 어수선한 때에 한파와 폭설에 겹치면서 교통방송이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는 지적이지만, 임기 3개월을 남겨 놓은 서 권한대행이 단행한 인사에 대한 적절성 문제로 확대되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작년 2월 취임한 김영신 전 이사장이 같은 해 6월 갑작스럽게 별세해 6개월 이상 공백 상태라 불가피하게 인사를 하게 된 것"이라며 "TBS도 전날 저녁 8시부터 새벽 3시, 그리고 이날 새벽 5시부터 7시까지 대설 특집 방송을 긴급 편성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전날 오후 8시는 이미 2.3㎝의 눈이 내려 시내 도로 곳곳이 극심한 정체를 빚고 있을 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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