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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격에, 최루가스에... 美 의사당 4시간 아수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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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격에, 최루가스에... 美 의사당 4시간 아수라장

입력
2021.01.07 18:00
수정
2021.01.07 18:43
4면
0 0

트럼프 지지 시위대 의사당 난입 충격

6일 미국 워싱턴 국회의사당 밖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이 남긴 트럼프 깃발이 펄럭이고 있다. 이날 의사당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선거인단 투표 확인을 위한 상·하원 합동회의가 열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이 의사당에 난입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워싱턴=AP 뉴시스

6일 미국 워싱턴 국회의사당 밖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이 남긴 트럼프 깃발이 펄럭이고 있다. 이날 의사당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선거인단 투표 확인을 위한 상·하원 합동회의가 열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이 의사당에 난입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워싱턴=AP 뉴시스

‘최루가스, 총격, 파이프 폭탄, 통행금지령, 군 출동.’

세계 민주주의를 상징하는 미국 워싱턴 국회의사당에서 6일(현지시간) 오후 벌어진 일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지지하는 시위대 수백명이 의사당 건물에 난입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면서 의사당 주변은 물론 워싱턴 전역에 긴박한 상황이 전개됐다. 폭동 진압 경찰과 주방위군이 투입되면서 4시간 만에 상황은 진정됐지만 미국 민주주의가 무너졌다는 개탄이 이어졌다.

시위대 수천명은 이날 오전 백악관 앞에서 집회를 가진 뒤 오후 1시 의회 합동회의에 맞춰 의사당으로 이동했다. 이들은 동쪽과 서쪽 문을 통해 진입을 시도했다. 바리케이드를 친 의회경찰이 최루가스를 터뜨리며 막아 섰지만 수많은 인원을 상대하긴 역부족이었다.

결국 오후 2시쯤 의사당 서쪽 저지선을 돌파한 시위대는 의사당 건물로 들어갔다. 일부는 외벽을 타고 건물 쪽으로 올라갔고, 유리창을 깨고 먼저 들어간 시위대가 문을 열어주면서 시위대가 대거 난입했다.

미 CNN이 전한 의사당 내부 장면을 보면 시위대가 휴대폰으로 각종 동상과 작품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는가 하면, 트럼프 대통령 이름이 적힌 깃발, 성조기, 노예제 옹호의 상징인 남부연합기를 흔들기도 했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시위대는 상원회의장을 잠그려 했다”며 “한 여성은 ‘의회를 체포하라’고 외쳤다”고 전했다. 특히 시위대 중 일부가 총기를 소지했고, 방망이 등을 들고 와 유리창과 문 잠금장치를 깨려는 시도도 있었다고 미 언론들은 보도했다.

미국 워싱턴 국회의사당에 난입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지지 시위대 한 명이 6일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사무실에 들어와 의자에 앉아 발을 책상 위에 올리고 있다. 워싱턴=AFP 연합뉴스

미국 워싱턴 국회의사당에 난입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지지 시위대 한 명이 6일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사무실에 들어와 의자에 앉아 발을 책상 위에 올리고 있다. 워싱턴=AFP 연합뉴스

하원회의장에서는 의회경찰이 큰 책상 등으로 문에 바리케이드를 치고 총을 겨누는 긴박한 장면도 연출됐다. 또 일부 시위대가 민주당 소속인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실에 들어가 그의 사진을 떼고, 기물을 뒤집기도 했다고 NYT는 보도했다.

대선 결과 확정을 위한 상ㆍ하원 합동회의를 진행하던 의원들은 시위대 난입 후 긴급히 대피했다. 상원의장 자격으로 회의를 주재하던 마이크 펜스 부통령도 자리를 피해야 했다.

의회경찰과의 대치 과정에서 여성 시위대 1명이 의사당 내에서 총을 맞아 후송된 뒤 숨졌다. 이 여성은 공군에서 14년간 복무했던 애슐리 배빗으로 알려졌다. 워싱턴 경찰은 또 3명이 시위 과정에서 의학적 이유로 숨졌다고 전했다. 시위대를 막던 경찰 14명도 부상을 입었다. 경찰은 52명의 시위대를 체포했고, 이 가운데 5명은 불법 총기 소유 혐의가 있었다.

미 의회 경찰이 6일 워싱턴 국회의사당 내 하원 본회의장 인근에서 시위대를 붙잡아 총을 겨누며 감시하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미 의회 경찰이 6일 워싱턴 국회의사당 내 하원 본회의장 인근에서 시위대를 붙잡아 총을 겨누며 감시하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의사당 인근 공화당과 민주당 전국위원회 건물 인근에서 파이프 폭탄이 발견되기도 했다. 의사당 경내에 주차된 차량에선 화염병 냉장고가 압수됐다.

시위대 난입 상황은 오후 4시가 넘어 워싱턴은 물론 인근 버지니아·메릴랜드주(州) 경찰까지 출동하면서 정리가 되기 시작했다. 이들은 의사당 건물 내에서 시위대를 체포하고 쫓아냈고, 의사당 계단에 몰려있던 시위대도 해산시켜 백악관 인근 내셔널몰 쪽으로 몰아갔다.

군도 출동했다. 워싱턴 DC 주방위군이 일단 나섰고, 미 국방부는 필요한 경우 추가로 병력을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뮤리얼 바우저 워싱턴시장은 이날 오후 6시부터 7일 오전 6시까지 워싱턴 시내에 통행금지령을 발동했다. 하지만 일부 시위대는 경찰과 대치하며 해산을 거부하다 추가로 체포되기도 했다.


워싱턴= 정상원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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