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객선·비행기 줄줄이 운항 중단
차 전도·낙상 사고 등 위험 잇따라
올 겨울 가장 강력한 한파에 폭설까지 몰아치면서, 지하철이 지연 운행되고 하늘길과 뱃길이 끊기는 등 전국 곳곳에서 피해가 속출했다. 폭설이 집중된 수도권을 중심으로 출퇴근길 대란이 벌어지는 등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어야 했다.
한파·폭설에 멈춰 선 지하철
7일 서울에서는 영하 16도까지 떨어진 강추위 탓에 지하철 선로전환기가 얼면서, 일부 열차의 운행이 중단되는 사태가 빚어졌다. 코레일과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25분쯤 지하철 1호선 소요산행 열차에서, 오전 7시48분쯤에는 4호선 당고개행 열차에서 각각 고장이 발생했다. 이 사고로 1호선 서울역∼청량리역 구간을 지나는 열차가 지연 운행됐으며, 4호선 열차는 약 30분만에 복구 조치됐다.
서울은 전날 밤 눈이 많이 내린 데가 맹추위까지 겹치면서 간밤에 제설작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추운 날씨에 염화칼슘으로 녹았던 눈이 얼어붙으면서, 도로는 빙판길로 변해 출근길 시민들의 미끄럼 사고가 잇따랐다. 서울 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전날인 6일 오후 4시쯤부터 이날 아침까지 제설 관련 안전조치는 87건, 낙상 사고 조치는 28건 가량 이뤄졌다.
남부·제주서도 피해 이어져
남부 지방에서도 피해가 속출했다. 이날 오전 9시 25분쯤 전북 남원시의 한 도로를 달리던 25톤짜리 화물차가 전도되는 사고가 발생해 1명이 구조됐다. 국립공원과 도립공원의 탐방로 130곳의 입산이 전면 금지됐고, 전북 군산항을 기점으로 운행하는 여객선 4개 노선도 발이 묶였다.
제주 지역의 기온까지 예외 없이 영하권으로 떨어져, 제주에는 한파특보가 도입된 1964년 이후 57년 만에 사상 첫 한파특보가 발효됐다. 제주도 산지에는 대설경보가, 산지를 제외한 제주 전역에 대설주의보와 강풍주의보가 각각 내려져 있다.
제주 기점으로 운항 예정이던 여객선과 항공기 운항은 모두 통제됐다. 이날 한국공항공사 제주지역본부에 따르면 오전 6~8시에 걸친 항공기 43편(출발 20, 도착 23)이 결항했다. 제주 해상에도 풍랑경보가 발효되면서 제주 기점 9개 항로 15척 여객선 운항이 모두 통제됐다. 산간도로는 전면 통제되는 한편, 번영로·한창로·남조로·비자림로 등은 소형 차량의 경우 월동장비를 갖춰야 운행할 수 있다.
택배·음식 배달도 차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해 수요가 급증한 택배와 음식 배달 서비스 관련 배송에도 상당한 차질이 생겼다. 배달 어플리케이션(앱)인 배달의 민족은 배달 거리를 음식점으로부터 1㎞ 이내로만 제한했고, 쿠팡이츠는 서울 배달을 전면 중지했다가 오후 1시부터 제한적으로 재개했다. 마켓컬리, SSG닷컴 등 새벽배송을 하는 온라인쇼핑몰도 빙판길 문제로 인해 일부 지역에서 배송 지연이 벌어졌다.
이에 라이더(배달 기사)들도 혹한에 폭설이 겹친 최악의 상황에서는 배달을 중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날 라이더유니온 측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긴급성명을 내고 "폭설이 내리는 현재 곳곳에서 라이더들이 넘어지고 있다"며 "경사가 가파른 언덕에 오르느라 고립된 라이더들에게 배달 일을 시키는 것은 살인과 다름없다. 배달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기상청은 "8일이 이번 추위의 절정을 이룰 것"으로 예보했다. 이번 추위는 9일부터 서서히 풀리겠지만, 평년(아침 영하 12도~0도, 낮 1~9도)보다 2~6도 낮은 기온이 장시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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