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은 '선물 공세'·백화점은 '설 선물' 주력
새해가 밝았지만 유통가는 여전히 울상이다.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3차 유행의 여파로 유통가에는 연초 활기마저 실종됐다. 오는 17일까지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2주 연장되며 정상적인 운영이 어려워지자 유통가는 코로나 시국에 맞춘 새로운 상품을 출시하는 등 자구책 마련에 나섰다.
호텔 "1월 외국인 관광객 뚝"…선물공세 통할까
4일 업계에 따르면 주요 호텔들은 매년 1, 2월 외국인 관광객으로 반짝특수를 누렸지만 올해는 조용하다. 여행길이 막혀 관광객 자체가 없을 뿐 아니라 지난해 12월 정부의 예약 50% 제한 조치로 입은 타격이 올해까지 이어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1월에는 주로 외국인 여행객을 상대로 운영했지만 올해는 뚝 끊긴 상황"이라며 "설 연휴 특수도 기대하지 못해 호캉스를 누리려는 내수 고객 중심으로 운영할 예정"이라고 했다.
내수 고객을 끌기 위한 호텔업계의 전략은 선물 공세다. 자존심을 내려놓고 상품권이나 소고기 등 실용적인 패키지 상품으로 고객 유혹에 나섰다.
롯데호텔은 지난해 코로나19 사태에도 인기를 끌었던 패키지 상품들을 모아 31일까지 다시 제공하기로 했다. 특히 롯데시티호텔은 객실 1박에 배달앱 '배달의 민족' 쿠폰 1만원을 제공하면서 앱 사용에 익숙한 밀레니얼 세대의 눈길을 끌었다.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는 투숙객에게 와규 소고기 선물세트를 주는 '뉴 이어 해피 패밀리 타임' 패키지를, 이비스 스타일 앰배서더 서울 강남은 신세계 상품권 1만원권을 주는 '세뱃돈 받아가이소' 패키지를 다음달 14일까지 선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내수 고객 위주로 운영하다보니 기존처럼 가격 할인이나, 고급화 전략만으로는 살아남기 어렵다"며 "기존에 하지 않았던 차별화된 서비스로 눈길을 끄는 것이 중요해졌다"고 설명했다.
백화점, 대형 할인행사 포기…설 선물 판매 늘려
매년 백화점 할인전 가판대에서 벌어지는 구매 경쟁도 올해는 보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롯데·현대·신세계백화점 등 주요 백화점 3사는 새해를 맞아 오는 17일까지 진행 예정이었던 신년 정기세일을 취소했다.
정기세일은 지난해 남은 재고 상품을 털어내고 봄 신상품을 선보이는 기능을 하지만, 올해는 집객행사를 자제하는 차원에서 행사를 접었다. 지난해부터 누적된 재고 상품은 각 브랜드마다 자체적인 할인행사를 통해 판매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그 대신 백화점들이 주력하는 것은 설 선물세트 판매다. 현대백화점은 지난해보다 물량을 50% 이상 확대해 열흘 앞당긴 4일부터 설 선물세트 예약판매에 나섰다. 롯데백화점도 지난 추석보다 인기 있는 상품 물량을 30% 이상 늘리고 품목 수도 10% 확대했다. 백화점 관계자는 "소비심리가 움츠러들었다고는 하지만 명절 선물에 한해서는 여전히 소비가 활발한 편"이라며 "올 설 연휴도 지난 추석과 같은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 관련 마케팅에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프라인 판로가 막힌 패션업계는 온라인 할인전에 힘을 쏟는 모양새다. G마켓과 옥션은 지오다노, 휠라, 게스 등 200여개 브랜드를 할인 판매하는 '패션스퀘어 2021년 신년세일'을 10일까지 진행한다. 쿠팡은 의류, 신발 등 총 1,500여 개 상품을 최대 88% 할인하는 '패션위크'를 7일까지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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