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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가 "미친 낸시" 분통 터뜨린, 80대 노장 펠로시 美 하원 또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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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가 "미친 낸시" 분통 터뜨린, 80대 노장 펠로시 美 하원 또 이끈다

입력
2021.01.04 15:40
수정
2021.01.04 18:28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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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번째 하원의장 당선...향후 2년 의장직 수행
상원 판도는 조지아주 2석 결선투표에 달려

낸시 펠로시(오른쪽) 미국 하원의장이 지난해 2월 4일 하원 회의장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아래)의 신년 국정연설이 끝나자 트럼프 대통령 연설 원고를 찢고 있다. 워싱턴=로이터 연합뉴스

낸시 펠로시(오른쪽) 미국 하원의장이 지난해 2월 4일 하원 회의장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아래)의 신년 국정연설이 끝나자 트럼프 대통령 연설 원고를 찢고 있다. 워싱턴=로이터 연합뉴스

80대 백전노장 여성 정치인 낸시 펠로시 의원이 3일(현지시간) 출범한 제117대 미국 하원을 다시 이끌게 됐다. 첫 여성 하원의장으로 미국 정치사를 새로 썼던 펠로시 의장은 네 번째 의장 임기를 시작해 같은 민주당 소속인 조 바이든 대통령 취임 뒤 호흡을 맞추게 된다. 다만 상원의 경우 오는 5일 조지아주(州) 2석의 결선투표 결과가 나와야 향배가 결정된다.

지난해 11월 3일 대선과 함께 치러진 의회 선거 결과에 따라 이날 워싱턴에서 첫 하원 본회의가 열려 의장이 선출됐다. 펠로시 의장은 216표를 얻어 209표를 기록한 케빈 매카시 공화당 원내대표를 눌렀다. 하원 선거 결과 민주당이 222석, 공화당이 211석을 확보해 펠로시 의장 당선은 예정된 수순이었다. 하원의장은 하원 의사진행 및 운영을 총괄하면서, 미국 대통령 유고 시 부통령 다음 권한승계 서열 2위인 자리다. 임기는 2년이다.

1940년생인 펠로시 의장은 정치인 집안 출신이다. 이탈리아계인 아버지 토머스 달레산드로는 연방 하원의원과 메릴랜드주 볼티모어 시장을 지낸 정치인이었다. 펠로시 의장은 1962년 트리니티대 정치학과를 졸업한 후 상원의원실 인턴 등으로 일했고, 결혼 후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로 옮긴 뒤에도 지역 민주당 활동을 했다. 그러다 1987년 47세의 늦은 나이에 하원의원에 당선된 뒤 이번 선거까지 18선을 기록했다.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3일 개원한 제117대 하원에서 2년 임기의 의장에 재선출된 후 의사봉을 치켜들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3일 개원한 제117대 하원에서 2년 임기의 의장에 재선출된 후 의사봉을 치켜들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하원에서는 주로 정보위원회에서 활동했고 2003년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에 당선돼 당을 이끌었다. 2007년 공화당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 처음 하원의장에 선출돼 4년간 일했고, 2019년 세 번째로 하원의장 자리에 올랐다.

그는 특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각을 세우면서 이름을 더 날렸다. 2019년 12월 트럼프 대통령 탄핵소추안 하원 의결을 주도했고, 지난해 2월 트럼프 대통령 국정연설 당시에는 연설문을 찢는 장면이 화제가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앙숙 펠로시 의장을 겨냥해 ‘미친 낸시’라며 분통을 터뜨려왔다.

펠로시 의장은 취임 연설에서 “이제는 우리 나라를 치유해야 할 시간”이라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물리치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바이든 당선인과 함께 새 의회에서 코로나19 극복은 물론 의료서비스 개혁, 사회기반 시설 확충 등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는 당내 진보파와 중도파 사이에서 오락가락하고, 당을 새롭게 바꾸지 못해 2년 전에 비해 하원 의석을 잃었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민주당은 20여년만에 의석 수가 가장 적은 다수당이 된 상태다.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 그래픽=김대훈 기자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 그래픽=김대훈 기자

공화당 50석, 민주당 48석인 상원은 조지아를 주목하고 있다. 여기서 민주당 후보 2명이 모두 승리하면 상원의장을 맡아 '캐스팅보트(가부동수 결정권)'를 쥐게 되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당선인이 민주당 소속이어서 양원 장악이 가능해진다. 반대의 경우 공화당이 상원을 교두보로 바이든 행정부를 견제할 수 있다. 현재 판세는 공화ㆍ민주 후보의 오차범위 내 초접전 상황이다. 투표를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과 바이든 당선인이 4일 모두 조지아 현장 유세에 나서는 등 향후 2년 미국 정치 판도를 좌우할 결정적 선거로 꼽힌다.

워싱턴= 정상원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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