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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만달러 '새 역사' 쓴 비트코인… 테슬라 시총도 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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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만달러 '새 역사' 쓴 비트코인… 테슬라 시총도 넘본다

입력
2021.01.03 14:00
수정
2021.01.03 15:55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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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AFP 연합뉴스

비트코인. AFP 연합뉴스

암호화폐(가상자산) 대표주자 ‘비트코인’이 사상 최고가인 3만3,000달러를 넘어서며 연초부터 무서운 가격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각국 정부와 중앙은행이 실물경기 회복을 위해 막대한 돈풀기에 나선데다, 종이 돈의 ‘왕’인 달러화에 대한 신뢰가 떨어진 점, 가까운 미래에 비트코인이 지불 수단으로서 주류가 될 것이란 기대감이 맞물린 결과다. 시가총액 역시 6,000억달러를 돌파하면서 지난해 뉴욕증시에서 가장 큰 폭으로 주가가 뛴 세계 최대 전기차 회사 테슬라의 시총을 넘보고 있다.

2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비트코인 개당 가격은 3만3,000달러를 넘으며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16일 2만달러를 돌파한 뒤 보름 만에 50%나 급등한 것이다. 방송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초기 주식시장은 급락했지만 비트코인 가격은 꾸준히 상승했다”며 “지난 한 해 3배 넘게 올랐다”고 보도했다.

시총도 한계를 잊어버린 듯하다. 암호화폐 분석사이트 코인마켓캡 자료를 보면 이날 비트코인 시총은 6,072억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시총이 9배(760억달러→6,690억달러) 뛴 테슬라에 근접한 수준이다.

이 같은 비트코인 상승세는 달러화 가치 약세와 암호화폐에 대한 인식 변화 영향이 크다. 앞서 비트코인 가격은 전 세계에 가상자산 투자 광풍이 불던 2017년 말 2만달러를 넘어섰다. 그러나 각국의 잇단 규제에 2019년 초에는 3,000달러 수준까지 폭락했다.

그러나 지난해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기침체를 극복하기 위해 각국 정부와 중앙은행들이 경쟁적으로 돈을 풀자 시중 자금이 주식ㆍ부동산과 마찬가지로 자산 성격을 지닌 암호화폐 시장에도 몰렸다. 여기에 대규모 유동성 공급으로 달러의 기축통화 지위가 흔들리는 점도 비트코인 가격을 끌어올렸다.

또 JP모간체이스, 피델리티 등 대형 투자은행(IB)과 온라인 결제업체 페이팔 등 미국 주류에서 비트코인 사용과 투자에 속속 나선 것 역시 가격 상승에 작지 않은 역할을 했다. 특별한 배경 없이 너도나도 돈을 던졌던 2017년 광풍과 달리 이번에는 ‘이유 있는 상승’이란 의미다.

해외 언론과 전문가들은 당분간 ‘제2의 비트코인 호황기’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CNN은 “미 연방준비제도(연준ㆍFed)가 앞으로 몇 년 더 금리를 거의 제로(0)로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비트코인은 계속해서 새로운 팬을 확보할지도 모른다”고 예측했고, 영국 BBC방송은 “일부 분석가들은 미국 달러가 추가 하락함에 따라 (비트코인 가치가) 더 상승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가상화폐 업체 NEM의 거래 책임자 니컬러스 펠러캐노스는 통상 특정 자산의 가격이 장기간에 걸쳐 이처럼 급등하면 조심스러워진다면서도 비트코인 가격이 밸런타인데이 무렵 5만달러까지 상승할 수도 있다는 장밋빛 전망을 내놨다.

하지만 실체가 없는 거품이라는 신중론도 여전히 만만치 않다. ‘닥터 둠’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는 “비트코인은 통화가 아니며 안정적인 가치저장 수단으로도 볼 수 없어 결국 거품은 꺼지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허경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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